◆…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운데)
◈ 野3, 강경화 임명 반발에 국회일정 '올 스톱'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19일 전날(18일)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한 것과 관련,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지만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보이콧'을 결정한 반면, 국민의당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는 협조하는 등 다른 노선을 택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의총을 갖고, 각종 상임위 불참 방침을 밝히면서 이날 예정된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은 물론, 김상곤 사회부총리,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회 논의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부적격자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당분간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오늘부터 하는 상임위 활동에 대해 당분간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의총에서 상임위 보이콧으로 의견을 모으며,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일정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지만, 향후 상임위 일정까지 불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기로 하며 여지를 남겼다.
오신환 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상황이 이 지경인데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며 "이에 바른정당은 오늘 예정된 5개 상임위 일정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 서면보고서 채택 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오 대변인은 "의장과 여당에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저희의 뜻을 전달한 뒤, 오늘 대응을 보고 추후에 다시 판단할 예정"이라며 협조 가능성을 열어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보이콧' 입장을 밝혔지만 장기화 가능성은 적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이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고, 일부 상임위에도 참석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의총 브리핑에서 "아무런 설명 없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당은 국회 의사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이 가장 강력하게 여당에 대한 견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장이 국회 청문회 절차"라며 "전면적인 청문회 일정 보이콧은 국민의당이 선택할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당의 이 같은 결정은 당 텃밭인 호남에서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국민의당은 인사검증 문제를 따지기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과 함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출석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오른쪽)이 19일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예방하며 정부조직법 조속한 합의를 부탁했다. 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 민주당)
◈ 김부겸 행자부 장관 되어 국회 예방 정부조직법 '부탁'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19일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를 예방하며 정부조직법의 조속한 합의와 지방분권 등을 위한 개헌 논의를 부탁했다.
김 장관은 지난 16일 임명된 후, 첫 월요일인 이날 시급히 해결할 현안 중 하나인 정부조직법 여야 합의를 위해 국회를 공식 방문한 것이다. 문재인정부 장관으로선 처음 국회 방문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해,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를 차례대로 만났다.
우 원내대표는 김 장관에게 "청년들 실업 체감률이 23%나 돼 청년 고용위기에 우리가 부딪혀 있어 이 문제 극복이 매우 중요하다"며 "행자부 장관으로 잘 이끌어서 일자리 만드는 정책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과 그 전부터 지역 분권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김 의원을 장관으로 택한 것은 그 뜻의 화룡점정이 아닌가"라고 김 장관의 임명을 축하했다.
이에 김 장관은 "국회에서 지금 정부조직법을 합의를 해주셔야 저희가 업무를 원만히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 원내대표님께서 이 부분에 대해 강한 관심과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기대를 하겠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적폐 청산을 해내고 지방분권 시대를 제대로 열어야 하는 그런 장관으로 발탁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임명장을 받자마자 현장으로 달려가서 가뭄에 시달리는 농심을 위로하고 또 대책까지 내놓는 김 장관님을 보니깐 장관을 배출한 집권당으로서 흐뭇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국민의 기대가 무겁다는 것도 알고 있고 추 대표가 말한 지방분권과 함께 국토가 균형발전을 해야 한다는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대구 수성구 지역구를 김 장관과 나란히 둔 바른정당 주 원내대표는 김 장관을 향해 덕담을 건넸다. 김 장관은 수성갑이고 주 원내대표는 수성을 지역구를 두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에서) 팔이 안으로 굽어서 현직(의원) 불패라고 하지만 우리가 뒤를 캐보려고 노력을 했는데 별로 없어서 저희들이 동의를 했다"며 "저희 지역구가 또 수성구 갑을이어서 잘하셔야 수성구가 잘한다는 소문이 날 것 같아서 응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 역시 "앞으로 정부가 여러 가지 고리를 풀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며 "정치권에 호소할 일이 많을 것 같아서 더 무거운 짐을 지고 가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협조를 부탁했다.
정의당 심 대표는 김 장관에게 "지역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이시니까. 지방분권이나 국토균형발전에 큰 역할 하시리라 기대한다"며 "만약 개헌이 이뤄진다면, 지방분권개헌이 꼭 좀 반영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대통령께서도 지방분권과 함께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가치가 같이 들어가야 대한민국 공동체 전체가 함께 잘 사는 나라 만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국회 (개헌)토론과정에서도 그런 문제들을 계속 짚어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에 심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선거법 개정"이라고 하자, 김 장관은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동감을 나타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의 만남이 불발됐다. 자유한국당이 현재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에 반발하며 인사청문 일정 및 정부조직법, 추경안 논의에 대해 '보이콧'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