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도종환·김영춘 '슈퍼청문회'…한국당, 청문회 보이콧 시사
14일로 예정된 김부겸(행정자치부)·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김영춘(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자유한국당의 '청문회 보이콧' 시사로 파행될 위기에 놓였다.
당초 이날 오전 10시 세 명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자유한국당이 의원총회에서 문재인정부를 겨냥해 "일방 행태식 독주"라며 맹비난, 의총을 현재까지 지속시키며(10시 55분)인사청문회를 파행시키고 있다.
□ 김상조 임명에 상관없는 청문회 파행시킨 한국당 =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전날 문 대통령이 야3당의 반대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폭거"라고 강조하며 "협치와 소통은 거짓말이자 허언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야당 당사 방문하고 원내대표들과 오찬 회동한 것을 자랑삼아 협치, 소통이라 했지만 위장협치쇼였다"며 "야당에 여러 명분 주면서 같이 머리 맞대고 소위 '명분 교환'하는 것이 협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심혈을 기울여 국민으로부터 권능을 부여받은 인사청문회를 계속 개최해야 할지에 대한 심각한 회의에 젖어들고 있다. 청문회는 무용한 것이 아니냐"고 청문회 보이콧을 시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혹이 제대로 해명 안 된 상태에서 임명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국회 청문회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장관 청문회 아직 많은데 진실을 밝히고 도덕성 검증해도 20일 지나면 임명한다면 우리가 뭐 하러 인사청문회를 할 의미가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의총을 통해 여러분 의견을 교환하며 청문회 심각성을 우리 국민에 알려야한다"며 "강경화 후보자도 오늘 지나면 곧 임명할 거 같은 기미를 느낀다. 이것은 명약관화로 가지 않을까 전망한다. 국회를 무시하는 사태에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거듭 청문회 보이콧 시사를 내비쳤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의총 직전 "야당 무시 일방통행, 대통령은 사과하라", "불통인사 협치파괴 대통령은 각성하라", "국민우롱 임명강행 대통령은 철회하라"라고 외치며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의 청문회 불참으로 예정된 상임위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정회를 맞고 있다.
□ 농해수위-교문위, 한국당 의총 끝날 때까지 '정회' =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농해수위) 이개호 위원장 직무대리가 김영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위해 회의를 열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 등으로 정회했다.
이 위원장 직무대리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총으로 참석 못하고 있다. 참석할 때까지 정회하고 기다리겠다"고 밝혔고 여야 간사 역시 동의했다.
국민의당 간사인 황주홍 의원은 "개인적으로 자유한국당의 파행 가능성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집권 여당, 특히 대통령이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하지 않겠나"라고 집권여당과 자유한국당을 모두 비난했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김영춘 후보자 청문회가 원활히 되지 못하는 거에 대해 국민들 보기에 어떤 평가를 할지 사실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데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 역할도 중요하다"고 에둘러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해양수산업 총체적 위기, 세월호 후속조치 등 상임위에서 하루빨리 새로운 해수부장관을 임명해서 수습할 수 있게 야당도 노력한다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도종환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교문위) 역시 유성엽 위원장(국민의당)이 회의를 열었지만 자유한국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이 의총 진행을 이유로 정회를 요청해 정회됐다.
자유한국당 교문위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도 후보자는 교문위 간사로 상임위 함께 했던 동료로써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길 바랐지만 어제 김상조 위원장 임명을 강행하면서 자유한국당에선 청문회 자체에 대한 여러 문제점에 대해 의총을 하고 있다"며 "차질이 있겠지만 잠시 정회했다가 다시 청문회 개최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바른정당 간사인 김세연 의원과 국민의당 간사인 송기석 의원 역시 김 위원장 임명 강행에 '유감'을 나타내며 자유한국당 의총이 끝날 때까지 정회하는데 동의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유은혜 의원은 "인사검증은 상임위 차원의 국회의원 의무"라며 "그 의무를 김상조 위원장 임명과 연계시켜 정상적으로 인사청문회에 참석도 안하고 있는 게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 한국당 유재중 안행위원장, 회의 조차 열지 않고 '파행' = 이어 "다만 상임위 차원에서 원만하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길 바라는 입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총을 기다려서 함께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유성엽 위원장은 "김상조 위원장은 교문위 소관이 아니지만 야당에서 반대하고 있음에도 대통령이 임명한 것은 유감스런 일"이라면서도 "문체부를 들여다보면 작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주무대였다. 문체부 장관 두 명, 차관 두 명이 구속 수감됐다. 현재 구속된 조윤선 전 장관 청문회도 당시 야당만 진행했다. 정말 중요한 장관이니만큼 여야 함께 진행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한편, 김부겸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국회 안전행정위는 자유한국당 소속의 유재중 의원이 위원장인 관계로 전체회의 조차 열리지 않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