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강 후보자는 지난 2일 경기 과주 나눔의집을 방문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로부터 받은 배지를 달고 청문회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경과보고서 채택과 관련,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불가' 입장을 내놓았지만 외교부 공무원 노조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나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들이 외교부 수장이 될 후보자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명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강 후보자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며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호소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1), 이용수(90), 박옥선(94) 할머니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경화 후보자가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 돼 우리 문제를 꼭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강 후보자가 (장관이) 되서 꼭 역사의 큰 문제인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우리(피해자들)는 꼭 그분이 됐으면 한다. 지지한다. 여러분이 같이 동참해주시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저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도장을 찍은 바 없다. 여러분들도 다 피해자다. 조상들이 끌려가서 돌아가신 분들도 있지 않나. 얼마 전에 참 외롭고 서럽게 당하고 있는데 강경화 그 분이 찾아왔다"며 ”" 분이 와서 위로를 해주고 하니까 할머니들도 울었다. 비가 왔다. 하늘도 울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그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드릴 게 없었다. 그래서 배지를 달아 드렸다"며 "그런데 청문회를 보니까 배지를 왜 달았느냐고, 왜 나눔의 집을 찾아갔냐고 그러더라. 강경화 후보자가 찾아온 것에 고마워해야지 왜 찾아갔냐고 하느냐"고 야당 의원들을 질타했다.
이 할머니는 강 후보자에 대해 "그런 분을 믿지 않으면 누굴 믿겠나. 그분이 꼭 (장관이) 되셔야 한다. 제가 간곡하게 부탁한다"며 "강 후보자가 장관이 돼서 역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옳은 정치해서 위안부 문제만은 꼭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도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시길 바란다. (일본이 준) 10억 엔 돌려주고 일본에게 (사죄) 각서 받아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강 후보자의 임명을 거듭 촉구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앞서 강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정부 당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의아하다"면서 "피해자 중심의 관점에서 지혜를 모아 일본과의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진정성 있는 조치가 취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강 후보자는 지난 2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로부터 받은 배지를 달고 청문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국가공무원노조 외교부지부는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전날(7일) '강 후보자에게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자'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해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노조는 "강 후보자의 역량은 넘치고 넘친다. 이제 외교부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당당하게 외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진정한 리더가 있어야 한다"며 "외교부는 최근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잇단 외교문제 갈등으로 집단 무기력에 빠져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외교부가 제 몫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직 후보자의 엄격한 도덕성이 선결요건인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지만,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 또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강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의혹 중에는 오랜 외교관 생활에서 빚어진 것도 있고 그 이외의 것들은 충분히 해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외교부 내 순혈주의를 타파해야 하며, 우리 외교의 패러다임과 문화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필요한 때"라며 "그 적임자가 강 후보자로, 부디 정치권이 대승적 견지에서 강 후보자에게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기 바란다"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불가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협조를 구하는 노력을 마지막까지 할 것“이라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야당이 주장하는 여러 의혹을 듣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낙마를 거론할 만한 하자는 없었다"며 "김이수, 김동연, 강경화 후보자 모두 각자 영역서 전문성과 실력을 충분히 검증받은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시험도 보기 전에 불합격하려는 것이 인사청문회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지는 않는지 돌아보길 바란다"며 "인사청문회는 국정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절차로 어디까지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