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해 공·사 건강보험이 정보 교류를 통해 의료비가 증가하는 것을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23일 '우리나라 사회안전망 개선을 위한 현안 과제' 보고서를 발간하며 의료과소비가 발생하는 부문을 상병별로 파악하고 전체 의료비 관리 차원에서 공·사 건강보험이 합리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를 통해 보험연구원의 이태열, 최장훈 연구위원과 김유미 연구원은 공적, 사적 부문을 포괄한 복지 관련 현안 과제를 논의하며 ▲거시적 복지 부담 능력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성 ▲국민건강보험 요율 체계 ▲퇴직연금의 지급 안정성 ▲실손의료보험의 공·사 협력 등 총 5개의 주제를 검토했다.
실손의료보험의 경우는 공·사 협력을 통해 전체 의료비 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공·사의 건강보험은 전체 의료비 관리 차원에서 상호 윈윈하는 협력 관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실손의료보험이 공적 건강보험의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공적 건강보험의 인식은 상호 발전적인 협력 관계 구축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손의료보험은 공적 건강보험에 추가적인 보장을 하는 보완적 역할도 하지만 공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진료를 보장하는 대체적인 역할도 수행하기 때문에 상호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상병별로 매우 복잡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거시적 복지 부담 여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의 평균적인 국민 부담을 감당한다면 미래의 복지비용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는 현재 복지 체제를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의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중은 2014년 9.7%에서 2050년과 2060년에 각각 23.7%와 25.8%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GDP 대비 조세+준조세)은 24.6%로 OECD 평균 34.2%보다 낮은 수준이다.
즉 우리나라 국민이 2014년 OECD국가의 평균 국민부담률을 감당한다면 재정적자 GDP대비 3% 가정 시 GDP 대비 26.0%의 공공사회복지지출을 부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민연금과 관련해서는 현세대부터 요율을 인상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내는 것에 비해 많이 받는 구조'에 따른 고질적인 재정불안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요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수익 규모(총급여액 - 총납입보험료)를 기준으로 할 때 상대적으로 가장 유리한 세대(30년 가입기준 47~67년생, 25년 가입기준 50~64년생)가 이미 은퇴 연령에 들어섰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요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가장 많은 수혜를 받는 세대가 모두 은퇴하기 전인 현재부터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국민건강보험과 관련해서는 요율 체계 일원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태열 연구위원은 "최근 개편안에도 불구하고 직장-지역 가입자 간 이원화된 체제를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어 추가적인 일원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확정된 국민건강보험 요율 체계 개편안은 2022년이 돼야 최종 단계가 시행되는 중장기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지역 가입자 간 이원화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형평성 개선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소득 중심의 요율체계 일원화를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추가적인 개편안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최장훈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은 기금이나 기업 파산 시에도 근로자의 퇴직급여가 보장되는 지급 안정성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퇴직연금은 그 간의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 비교 시 여전히 지급 보장의 측면에서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김유미 연구원은 "DB형 퇴직연금의 경우 선진국과 같이 별도의 퇴직연금 지급보장기관을 설립하거나 기업 파산 시에도 법적으로 우선 보장하는 퇴직급여를 현행 3년치에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DC형 퇴직연금의 원리금 보장을 위해서는 은행의 예금과 같이 예금자 보호 한도 내에서 자산을 분산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설명의무를 강화하거나 예금자보호 한도를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