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은행･저축은행 같은 대형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고객 이탈방지를 위한 가격 경쟁, 비대면･모바일 채널 강화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케이뱅크가 초기부터 금융시장 전반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으로 금융위는 평가했다.
6월말 출범을 목표로 한 카카오뱅크 출범이후 관련입법 등과 연계해 인터넷전문은행 2단계 추가 인가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케이뱅크, 지난해 은행권 비대면 계좌수 8일 만에 추월= 케이뱅크는 문을 연지 24일차인 26일 오전 8시 현재 가입자는 24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1년 동안 은행권 전체의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인 15만5000건을 출발 8일 만에 넘어섰다.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 하루 평균 유입 고객수는 출범 둘째날 3만8000명의 최고점을 찍은 뒤 최근 6000명 내외의 안정화 추세에 들어갔다. 이 은행의 가입자는 젊고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40대 고객 비중 (69.9%)이 높았다. 시중은행은 이 비중이 45.3%다.
고객 5명 중 2명 (42.0%) 가량이 은행 업무시간 외인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에 가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간 수신목표 24일 만에 절반 넘겨= 26일 현재 케이뱅크의 수신 규모는 2848억원 (26만건)이다. 이는 당초 세웠던 올해 중 수신목표인 5000억원의 50%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 같은 수신 증가세는 연 2%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코드K), 여윳돈에 추가 이자 (연 1.2%)를 주는 요구불예금 (듀얼K)이 견인하고 있다. 코드K의 계좌당 평균액은 1371만원으로 나타났다.
여신의 경우 26일 현재 1865억원 (2만6000건)이다. 예대율은 약 65.5%. 직장인 신용대출 (직장인K)이 전체의 72.1%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중금리 대출 (슬림K)이 15.4%다. 직장인 대출은 비교적 우량 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평균 대출금액이 크고 (1299만원) 금리는 낮은 수준 (3.8%)으로 드러났다.
중금리 대출의 경우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 (CB 기준)은 4.4등급이다. 평균 대출금액･금리는 각각 720만원, 7.0%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 1000만원 중금리 대출을 연 16.9%로 받던 대출자가 케이뱅크 중금리 대출로 전환 시 연평균 100만원의 이자부담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대형 은행들은 이에 맞서 연 2%대 특판 예･적금의 판매를 시작했다. 예컨대 A은행의 ○○슈퍼패키지2 (정기예금 연 2%, 정기적금 연 2.2%), B은행의 ○○직장인월복리적금 (연 2.24%), C은행의 ○○○배구단우승기념 (연 2%)가 꼽힌다. 특히 일부 은행은 케이뱅크의 간편 소액대출에 대응해 여신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은행들, 점포축소 가속화·비대면 채널 강화=금융위에 따르면 은행 점포수는 2015년 말 7278개에서 지난해말 7103개로 감소했다.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E은행은 올해 하반기 중 점포를 현재 132개에서 32개로 통･폐합하고 자산관리 서비스에 특화해 운용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또 비대면 계좌개설 절차를 보다 간소화하고 모바일 전용가입상품에 대한 다양한 부가혜택을 부여할 계획을 내놓고 있다. 예컨대 D은행은 모바일브랜치를 통해 비대면 계좌개설과 대출신청의 간소화를 시행했다. F은행은 OO 1코노미적금 가입자에게 무료 반찬쿠폰, 여행자보험을 제공키로 했다.
대형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앞서 모바일로 가능한 전･월세 대출, 주담대, 자동차구입대출, 환전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도 중금리 시장 선점을 위한 금리경쟁 본격화 =케이뱅크는 통신정보 같은 빅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신용평가를 통해 최저 금리 4.2% 수준의 '슬림K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을 위주로 이에 대응해 대출 금리를 낮추고 대출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는 양상이다. A저축은행은 기존 중금리 대출 보다 최저금리 1%p 낮춘 (연 5.9%) 중금리대출을 선보였다. B저축은행은 모바일로 20분 만에 대출받는 사업자 전용대출 (최저 연 5.99%)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범위 확대 (방카슈랑스, 직불간편결제, 신용카드, 해외송금)에 따라 보험･여전사까지 경쟁 압력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