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규제프리존' 도입 주장이 거듭 논란이 되고 있다.
안 후보는 전날(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성장과 미래' 특강에서 "지금 규제프리존법이 국회에 있는데, 저를 포함한 국민의당은 통과시키자는 입장이고 민주당에서 막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특별단지 '창업 드림랜드'를 만들어 점진적으로 확산하겠다"며 규제프리존 도입 찬성 취지를 설명했다.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지난 2015년 박근혜정부가 추진했던 제도로 정부가 27개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14개 시도별로 지역전략산업 관련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 보장되는 지역을 제정한 법안이다.
하지만 의료 및 환경과 생명·안전 규제 등을 폐기하는 방향이어서 의료민영화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에 당시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완강히 반대해 국회 법안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특히 대기업들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재단기금을 모금하면서 '규제프리존법' 통과를 정부에 요구했던 것이 국정농단 국정조사 등에서 밝혀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보건의료단체연합는 11일 '안철수 후보는 '이명박근혜' 후계자임을 자처하는 것인가'라는 성명서를 통해 "규제프리존법은 '기업 실증 특례'라는 제도 때문에 기업이 상품으로 내놓을 제품의 안전을 판매자인 기업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허용한 제도"라며 "규제프리존법은 '박근혜·최순실·재벌기업'의 뇌물로 고안된 법안"이라고 비난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촛불이 열어놓은 대선 정국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선 안철수가 이런 적폐의 상징을 찬성하며 기업 전도사로 당당히 나선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안철수 후보가 규제프리존법 찬성 입장을 고수한다면, 그가 결국엔 '이명박-박근혜 정권 계승자'라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은 "안철수 후보가 규제프리존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안 후보가 규제프리존법 통과와 동시에 환경과 안전 관련 규제 강화를 말한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규제프리존법이 안전을 파괴하는 법인 이유는 '기업 실증 특례'라는 제도 때문"이라며 "기업이 상품으로 내놓을 제품의 안전을 판매자인 기업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허용해 제 2의 가습기살균제 재앙을 불러올 법이다. 규제프리존법이 통과되면 평범한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은 침몰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또 "규제프리존을 운영하는 기관은 '창조경제혁신센터'인데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바로 차은택이었다. 17개 대기업은 이 창조경제혁신센터에 7227억원을 뇌물로 주고, 전국을 나눠먹기식으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규제완화해 특혜를 얻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중앙선대위 유은혜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책 계승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박근혜 정부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통해 대기업에 입법을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기업 청부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법에는 '규제프리존 지역추진단'을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기관이 바로 박근혜 정권의 '창조경제혁신센터'"라며 "이 조직을 지휘하는 창조경제 추진단 공동단장이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이었던 차은택과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이었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의료, 환경, 교육 등 분야에서 공공 목적의 규제를 대폭 풀어 시민의 생명과 안전, 공공성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또 교육과 의료의 영리화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기업들에게는 국민의 사적인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마저 침해할 수 있는 내용도 담고 있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안 후보측 박윤희 부대변인은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14개 시도지사가 공동성명으로 통과 촉구는 물론 국회를 몇 번씩 방문해서 입법을 촉구했던 것"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박 부대변인은 "규제프리존법 통과를 촉구한 시도지사들도 이명박-박근혜 정권 계승자라고 주장하는 것인가"라면서 "그 중에는 안희정 지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의 시도지사들도 다수 포함돼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