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대책수석부대표가 30일 한 목소리로 대통령직 인수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인수위법)·제조물책임 법률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의장 직권상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앞서 지난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인수위법·제조물책임법을 포함한 개정법안 통과를 논의했으나 일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반대해 법사위에서 계류 중에 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 본회의에서는 각 당 원내대표 합의대로 인수위법·제조물책임법이 통과되어야 한다"며 "근본적인 자기 개혁 의지를 갖고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4당 교섭단체 간 법안 처리를 합의하면서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해당 상임위나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직권상정하기로 했다"며 "직권상정이란 단어를 쓰지 않은 건 상임위 및 법사위의 자율성을 존중하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인수위법에 대해 "유례없는 대통령 궐위선거에 따라 입법 미비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했다"며 "선거즉시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그동안 대통령 당선인에게 적용되던 것을 궐위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에게도 적용하려는 게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때 다 이 법을 적용해 인수위를 구성해왔다"며 "지금 보완하려는 입법절차를 막을 이유가 아니라는 점에서 원내대표 협의대로 미비사항을 보완하고 위헌성 여부는 헌재의 심판을 받아보면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조물책임법에 대해선 "법사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내용이 기존 민법과 충돌한다고 하는데, 동일한 징벌적 손해배상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은 통과시켰다"며 원내대표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제조물책임법의 경우 내용에 변동이 없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분이 없고, 당연히 직권상정 대상"이라며 "다만 인수위법의 경우 내용에 대한 합의를 완전히 이룬 상태에서 직권상정에 합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오늘 10시30분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담이 있는 이유는 어제 정상적으로 통과돼야 할 대통령인수위법과 제조물책임법이 법사위서 막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부대표는 "특정 개인 의원 주장만을 이유로 4당 원내대표까지 처리 합의한 제조물책임법 통과를 막고 있는 상황은 논리적으로도 안 맞고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비판했다.
이어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제조물법, 인수위법을 상임위 통과안대로 통과될 수 있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본회의 전 열리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통과가 안 되면 여야 합의 정신을 고려해 본회의 직권상정 문제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주승용 원내대표도 역시 "상임위에서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법안도, 원내대표 간 합의된 법안도 법사위에서 부결되고 보류되고 법사위 특정 개인 의원의 반대에 묶여 한 발도 나가지 못하는 이런 일은 유감스럽다"고 덧 붙여 말했다.
한편 계류 중인 '인수위법 개정안'은 조기 대선에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도 45일간 인수위를 설치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고, 이에 대해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국무위원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에 통과되지 못했다.
또 '제조물책임법 개정안'은 제조업자가 제품의 결함을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소비자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도록 한 징벌적 규정을 담고 있다. 법사위 일부 위원들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제조물책임법 뿐만 아니라 민법 전체에 일괄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놔 논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