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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前 지지율 1위'의 몰락…박원순 왜 불출마 선언했나

  • 보도 : 2017.01.26 16:46
  • 수정 : 2017.01.26 17:10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추락하는 지지율 만회위해 네거티브 카드 뽑았다 '허탕'
행정능력-추진력 등 '특기' 못 살리고 중도 포기 선언

한 때지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렸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 시장은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대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기자실을 들른 자리에서 대선 불출마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서울시장에 2번 어렵지 않게 당선되어 지금껏 정치를 잘 몰랐다"며 "개인 준비가 부족했다. 성찰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완주'를 예고했던 박 시장이 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을까?

그의 대선 불출마 결정엔 최근 추락하는 지지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의 대선 출마를 지근거리에서 도왔던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 사지 못했다. 박 시장에게 기회가 오는 시점이 아닌 거 같다고 국민들을 만나고 현장을 뛰면서 느낀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 메르스 대처로 '박근혜 대항마' 지지율 1위 = 박 시장의 지지율은 지난 2015년 5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발 빠른 대처로 1위를 달린 바 있다. 한국갤럽 매월 2째주 차기지도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2015년 6월 박 시장은 전달인 5월에 비해 5%포인트나 오른 17%로 1위를 기록했다.

이후 약 6개월 동안 야권주자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후, 이명박-오세훈 전임 서울시장 기간 동안 쌓인 빚을 3년만에 30% 가까이 감축하면서 재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임 시장들의 보여주기식 행정과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건설사업 등에 지친 서울시민들은 박 시장의 행정에 박수를 보냈다.

□ 새정치민주연합 분당위기 역할 미미, 지지율 추락 시발점 = 1위를 달리던 지지율은 지난 2015년 말과 2016년 초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 위기를 겪자, 내려앉기 시작했다.

박 시장은 2016년 1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역전 당해 8%로 주저앉았다. 4.13 총선이 있던 4월에는 6%로 더 떨어졌고 이후, 11월까지 8개월 동안 6%대를 벗어나지 못한 채 답보상태를 거듭했다.

이 기간 동안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등 악재도 터졌지만 당 안팎에서는 메르스 사태 대처 이후 특별한 이슈를 끌고 가지 못한 것이 지지율 반등을 어렵게 한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 분당위기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함께 탈당하지 않은 것 외에 뚜렷한 역할이 없었던 것도 지지층 결집을 어렵게 했다는 지적이다. 4.13총선에서 지지기반인 서울이 압승을 했지만 자신의 측근들은 공천에서 탈락되거나 영입에 성공하지 못했다.

박홍근, 기동민 의원만 살아남았다.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지지율 반등의 기회기 되지 못한 것 역시 뼈아픈 대목.

두 달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 촛불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되는 데에는 박 시장의 공이 크다. 광화문 광장 주변 화장실 배치도와 집회가 과격하게 흐르지 않도록 경찰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소화전의 물을 못 쓰게 막아 평화집회가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 평화적 촛불집회 1등 공신이지만... 약한 '대중성' 발목 = 촛불집회 초기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매일 들었던 박 시장이었지만 '선명성'을 내걸고 이슈를 활발히 만들었던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역전 당했다. 촛불이 활활 불타올랐던 11월 이 시장은 8%로 치고 올라가 박 시장(6%)을 역전했다.

나아가 지난해 12월엔 3%로 추락하며 안희정 충남도지사(5%)에게 마저 추격을 허용했다.

거듭 추락하는 지지율 때문인지 올해 1월 조사에서는 8명의 후보군에도 끼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당 안팎에서는 박 시장의 추락이 자신의 '특기'인 행정능력과 추진력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통화에서 "박 시장의 이미지는 '사회혁신가'아니냐"며 "메르스 사태 때 박근혜 정부와 정면충돌하면서 강한 면모를 보여 차기 야권 주자로 각인이 됐는데 이후 지지율이 반등이 안 되니 마음이 급해져 헛발질을 많이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원순
□ 이재명-안희정에도 밀리자 '文 네거티브'로 판 흔들기 = 그 '헛발질'이란 문 전 대표를 향한 '네거티브 전략'이다. 박 시장은 지난 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청산되어야 할 낡은 기득권 세력"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이어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겪어보니 안철수(전 대표가) 나간 것이 이해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와 2014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나경원)-새누리당(정몽준) 후보에게 자신이 당했던 그 네거티브를 반전 카드로 내세운 것이다.

무엇보다 박 시장과 문 전 대표가 사법연수원 동기로, 친분이 두터운 관계임에도 네거티브로 일관하는 박 시장의 전략에 지지층이 실망감을 크게 느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4년 박 시장 선거 캠프에 있던 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으로부터 받은 네거티브로 고생했는데 이번에 반대로 문 전 대표를 향해 거친 발언을 하는 것은 자기 살을 깎아 먹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문 전 대표와 자신의 지지층이 겹친다. 두 분이 사이가 좋다고 지지자들은 생각하는데 네거티브로 친구를 공격한다고 보니 실망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유능한 행정력 '특기' 발휘 못해…비현실적 제안도 고립 자초 = 그는 "박 시장은 시정 능력과 추진력, 강단 등 자신만의 무기를 강조했으면 원하는 대로 판이 진짜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 시장이 지지율 1위를 달리던 2015년 8월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을 선호하는 이유 1위가 서울시장직을 잘 수행해서(16%)라는 응답이다.

2위는 일 처리 잘함(13%)이고 3위가 국민/시민 입장에서 생각한다(10%)이다.

이에 반해, 문 전 대표 선호 이유는 서민적(15%)이라는 평가가 1위다. 뒤이어 다른 사람보다 낫다/덜 나쁘다는 대답이 12%다. 일 처리를 잘한다(10%)는 3위다.

이 관계자는 "박 시장 대선을 도우려던 사람들이 '반문'성향이 사람들이다 보니 문 전 대표만 때리면 지지율 반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듯하다"고 전략 실패를 지적했다. 

또한 경선 룰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채, 촛불광장에 수만 개의 투표소를 설치하자는 비현실적 제안 역시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반대한 상황에서 야권 공동정부 수립을 위한 야3당 원탁회의를 거듭 제안한 것도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 野주자들 위로…"함께 정권교체 하자" = 당내에서는 박 시장의 불출마로 대선경선이 자칫 반목과 분열로 이어질까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계파 구분 없이 모인 민주당 의원 61명은 이날 "내부 분열은 정권교체로 가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분열과 반목으로 서로에게 상처 주는 일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선 주자들 역시 박 시장의 불출마에 안타까움을 전하면서 반드시 함께 정권교체를 해내자고 목소리를 냈다.

문 전 대표는 "박원순 시장님은 지금까지도 동지였고 앞으로도 동지"라며 "박원순 시장님과 함께 반드시 정권교체 해내겠다"고 말했고, 이 시장은 "박 시장님의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열망과 민주세력 통합연대를 통한 공동정부수립의 꿈을 위해 언제나 함께 노력하겠다"고 위로했다.

안 지사 역시 "특권과 반칙이 없는 나라, 공정하고 정의로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 함께 힘을 모아 정권교체, 시대교체의 길로 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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