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비례대표)
"'죽은채권부활금지법' 정부 반대, 끝까지 싸울 것"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 대변인 '활약'
"악성채권은 '흡혈귀'"로 규정하며 이를 뜯어고치겠다는 각오와 함께 국회에 입성했던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에듀머니, 희망살림, 주빌리 은행 등을 통해 '서민금융 전문가'로 활동해온 그가 국회에 들어온 지 7개월여. 지난 4.13총선 직후,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가진 인터뷰에서 '약탈적 금융'을 막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던 제 의원은 20대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악성채권 소각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가 7개월 동안 겪은 국회는 어떤 곳일까?
최근 조세일보와 다시 만난 제 의원은 "국회의원이 생각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걸 느꼈다"며 입법부로서의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상임위 법안소위를 중심으로 법안 상정과 통과가 이뤄진다는 점, 1년 1회뿐인 국정감사 등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상임위 제도와 상시 국감 체제 등을 위한 법 개정을 강조했다.
그는 "안타까운 것은 좋은 법안들이 활발히 토론되는 구조가 아니다. 영국은 일주일에 한 번씩 총리가 국회에 와서 장시간 토론도 하는데 우리는 국감에서 많아야 5분 동안 발언을 해야 한다. 5분 안에 상대방 이야기까지 들어가면서 어떻게 하나. 일하지 말라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입법권한을 늘리고 행정부에 대한 견제를 더 용이하게 해야 한다.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이 일해야 하는 공무원들 괴롭힌다고 생각하는데 안 괴롭히면 무슨 일을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가 정부를 상대로 할 수 있는 게 1년에 국감 3주밖에 안 된다. 그거 말고는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전제되어 있지 않다"며 "견제가 없으니 블랙리스트 같은 것을 작성하고 엉뚱한 사람 뒤 봐주고 되도 않는 사람이 국정농단 하는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특히 대부업체의 끈질긴 로비와 무분별한 대출 등으로 악성채권 문제를 국회가 해결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게 받아들여졌다. 때문에 제 의원의 국회 입성이 그저 서민금융 전문가라는 '상징'으로서 그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었다.
제 의원은 "나는 성과주의자라 집요하다. 일을 하면 성과를 내야 한다"며 "끝까지 한다. 안 되면 여론을 만들어 가면서 해야 한다"고 자신의 추진력을 강조했다.
실제 20대 국회 개원일인 5월30일~31일 이틀간의 의원수당(66만5000원)을 갹출해 악성채권 소각에 나섰고, 국회의원 재산 1위인 같은 당 김병관 의원이 주빌리 은행의 악성부채 소각에 사재 1억원을 기부하는데 역할을 했다.
지난 해 11월 '소멸시효완성채권의 3174억 소각 퍼포먼스', 12월 크리스마스를 맞아 1조원 규모 소멸시효 악성채권을 소각하는 '산타주빌리' 행사 등은 제 의원 주도로 지속적으로 펼쳐지는 당내 행사가 됐다.
그는 "사실 소각보다 이벤트가 중요하다. 20년 된 채권이 아직도 있다는 걸 고발하고 채권시장 규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모멘템을 만들고 그를 통해 관련 법안을 바꾸는 게 목표"라며 "일부 의원들 중에는 대부업체를 괴롭히고 대부업체에 '갑질' 한다고 하고 김영랍법에 걸린다고 하는 데 오히려 걸리면 명예"라고 역설했다.
그의 추진력 덕일까. 그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난항을 겪었던 1호 법안인 '죽은채권부활금지법'(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현재 수정안으로 다시 법사위 법안소위에 상정된 상태다.
그는 "처음에 법사위에 올라갔을 때 당론이기도 해서 우리당 법사위원인 박범계 간사와 백혜련 의원들을 쫓아다니면서 계속 부탁했다"며 "근데 법사위 전문위원이 이 법안을 반대를 해서 애를 먹었다. 그 전문위원과 대화를 해보니 협상의 대상이 아니더라. 그래서 싸웠다"고 단호한 속내를 드러냈다.이어 "그 전문위원이 법무부 반대논리만 이야기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금융전문성이 없는 것을 따졌더니 어느 정도 양측이 협상 가능한 수준으로 수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법사위에 수정안이 상정이 다시 돼서 (늦어도) 상반기엔 통과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한편 제 의원은 대선 출마를 위해 당내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2012년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 공동선거위원장, 2011년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원순 후보캠프 부대변인이었던 제 의원이 왜 이 시장 캠프를 택했을까?
제 의원은 "이 시장이 주빌리 은행 은행장이고 오랫동안 정책적 일을 꾸준히 함께 해왔다"며 일로 연결된 오래된 신뢰관계임을 강조했다.
그는 "문 전 대표나 박 시장과는 자문역할을 했던 것이고 거고 이 시장과 신뢰가 더 깊다"며 "국회 들어올 때도 망설일 때 내가 하려는 서민금융제도 변화가 제도권 내에서 이뤄질 일이라고 설득했다. 그런 관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캠프에서도 역할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