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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다 사실 아니다"…도 넘은 대통령의 생떼

  • 보도 : 2017.01.02 14:23
  • 수정 : 2017.01.03 11:39

박근혜

◆…박근혜 대통령이 2017년 새해 첫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자신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사진 청와대)

직무정지 상태인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입에서는 온통 (자신과 관련한)의혹에 대한 부인과 변명만이 나왔을 뿐이다.

'피의자' 신분으로 탄핵 심판 중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7년 새해 첫날 불쑥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40분 동안에 걸쳐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지난해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정지 상태인 대통령의 기자간담회 형식과 내용 등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비난이 거세다.

오는 3일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탄핵 변론 기일을 이틀 앞두고 박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것이 헌재에서 여러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사실 관계를 다퉈 헌재의 심리를 지연시키겠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헌재에서 여러 허위가 좀 거둬졌으면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헌재에서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따지고 결국 헌재에서 기각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예정에 없었다.

또한 청와대 출입 기자 모두에게 기자간담회 일정이 공지되지도 않았다.

□ 靑, 즉흥 간담회 일부 기자단만 공지…노트북-휴대전화 불허 왜? = 청와대 춘추관은 이날 오전 9시경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떡국 점심'을 함께 할 것을 청와대 일부 풀(POOL) 기자단에게만 문자로 알렸다.

이후 한 실장과 함께 떡국으로 점심을 먹던 와중에 기자들에게 박 대통령 신년 기자 간담회 내용이 전달됐고 간담회 15분 전 역시 풀 기자단에게만 문자 통보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의한 기자간담회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검찰 수사와 특검을 통해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오고 구속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박 대통령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직무정지가 된 상태임에도 의혹을 부인하는데 언론을 이용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40분 동안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왜곡과 오보, 허위 남발이라고 모두 부인했다.

하지만 어떤 것이 사실 왜곡이고 허위인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반박하기보다 시종일관 억울한 감정만 분출시켰다. 무엇보다 기자들이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해 제대로 취재를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은 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했다.

특히 가장 논란이 되는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한 의혹들을 왜곡과 허위라고 강조했다.

□ 세월호 7시간 의혹, 왜곡-허위 주장…구체적 업무는 말 안해 =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밀회나 굿, 피부 시술 등이 제기되는 것을 부인하며 "대통령으로서 할 일은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관저에만 머무른 것을 인정했다.

'세월호 당일 왜 관저에만 있었느냐'는 질문에, "현장은 바쁠 것 같아 본관에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관저에서 30~40분에 한 번씩 전화로 보고도 받고 지시도 했다, 그리고 다른 업무도 같이 봤다"고 말했지만 국가적 참사 앞에서 대통령이 집무실이 있는 본관에 출근도 하지 않은 채 지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현장은 '본관'이 아닌 전남 진도 팽목항이었다.

참사 현장을 대통령 집무실로 착각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국가적 재난 앞에서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참사 현장은 바쁠 것 같아 팽목항으로 바로 못 간다는 말은 이해가 가지만 현장이 바쁠 것 같아 청와대 본관에 안 간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한 관저에서 보고를 받고 지시를 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보고를 받고 어떤 지시를 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청와대가 '이것이 팩트다'라고 주장했던 내용에서 더 밝혀진 것이 없이 정상적 업무를 봤다는 말만 되풀이한 것이다.

□ "현장 복잡해 본관 안 갔다"? 납득 어려운 해명…억울한 감정만 표출 = 특히 차로 10~15분 거리에 있는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바로 가지 않은 것에 대해 "경호실에서 필수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 역시 2시간이나 경호 준비를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 박 대통령은 각종 의혹에 대해 "국정운영의 철학과 소신을 갖고 쭉 해온 일"이라고 해명했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대통령으로서의 '통치행위'임을 강조하며 특검 수사의 처벌과  탄핵 심판 대상을 피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앞둔 상태에서는 '순수한 마음'(10월25일 1차 담화문), '사심이 없었다'(11월29일 3차 담화문)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직무정지 상태임에도 공식일정으로 청와대 출입 기자들과 기자간담회를 연 것이 '직무정지' 위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근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월29일 3차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통해 국정농단 사태를 사과하고 있다.(사진 청와대)

□ 직무정지 상황, 상춘재 기자간담회 법절차 무시…'위헌' 소지 = 청와대 측은 "정식 기자간담회가 아니다"라면서도 간담회 장소를 공식 일정 등을 진행하는 상춘재에 마련했다.

그동안 검찰 출석과 법정출석 등을 통해 박 대통령이 소추 사유를 반박하고 의혹을 해명하는 자리와 절차가 충분히 보장됐음에도 이를 거부한 채 즉흥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명한 것과 관련해 법정 절차를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2차 대국민 담화에서 검찰수사와 특검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검찰이 대면 수사를 거듭 촉구할 때 '여성의 사생활', '시국에 대한 수습 방안' 등을 내세우며 거부했다. 또한 헌재 심판정에도 직접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30조는 탄핵심판은 구두변론을 통해 진행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탄핵심판은 공개된 심판정에서 소추권자와 피소추대상이 소추사유에 대한 공방을 벌이는 방식으로 심리가 진행된다.

또 헌법재판소법 49조 2항이 소추위원은 심판의 변론에서 피청구인(대통령)을 신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충분히 자신의 입장을 알릴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는데도 이 같은 수사 및 법정 절차를 외면하고 직무정지 된 상황에서 자신의 편의대로 언론을 이용한 것이다.

□ 野 "그 입 다물라. 특검조사나 받으라" 경고 = 야당은 일제히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를 성토하며 '자중할 것'을 경고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직무정지 상태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단 만나는 것 자체가 위헌 소지"라며 "탄핵 방어 차원이라면 대리인을 통하거나 직접 헌재로 나와야"라고 꼬집었다.

추미애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초등학생·중학생만도 못한 규범인식과 자세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범죄 피의자 대통령은 그 입 다무시고, 특검 조사나 성실히 받으라"고 일갈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온 국민들의 오장육부를 뒤틀어 놓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세월호 7시간 등 궤변만 늘어놓는 대통령을 옹호하는 새누리당과 함께한 보수신당은 반성도 책임도 없다"며 "세상 말세"라고 성토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본격적인 헌재 심리를 맞아 추후 언론 간담회 등을 활용해 본인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자신의 의혹과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릴 것을 압박해 헌재 심리를 최대한 지연시키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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