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항의 문자를 받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 "탄핵안 찬성하라" 새누리당-국민의당 압박 나선 시민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을 압박하는 국민들의 기세가 대단하다.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2일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자, 국민의당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휴대전화가 항의전화와 문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을 묶어 '새누리의당'이라고 붙이며 두 당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이 '새누리당 의원 단체 채팅방'을 개설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저녁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국회의원 단체카톡방 개설'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의 작성자는 김무성·나경원 등 새누리당 의원 본인으로 추정되는 7명을 카카오톡 채팅방에 초대한 사진을 게재했다.
대화 내용에 따르면 작성자가 "박근혜 탄핵 하세요" "답변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을 걸자 의원들은 연이어 대화방을 나가는 등 침묵했다. 이에 작성자는 "답변하라고요. 본인들은 안 창피합니까"라며 재차 말을 걸었다.
특히 지난 1일 SNS 등에는 새누리당 의원 128명과 국민의당 38명 휴대전화 번호 문서가 떠돌면서 시민들이 탄핵 찬성압박 전화와 문자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보낸 문자들을 SNS 등에 올리며 인증에 나서는 한편, 탄핵 찬성 압박 문자를 보낼 것을 격려하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낸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충성! 충성! 빼빼로는 가카랑(각하와) 잘 농가(나눠) 드셨나요?" 등의 문자를 받았고 김무성 전 대표는 "머뭇거리지 말고 탄핵 찬성하시죠" "사퇴도 인생의 좋은 경험입니다" 등 김 전 대표가 한 발언을 패러디한 문자를 받았다.
이은재 의원은 "탄핵 찬성표 던지기 싫으면 사퇴하세요!", 김진태 의원은 "생각 좀 하고 삽시다. 강원도 창피하게 하지 마시고" 등의 문자를 받았다.
또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새누리당 민경욱(인천 연수을) 의원은 지역사무실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이 달걀을 투척하고 벽보를 부착한 뒤 달아나는 일도 있었다.
2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민 의원 사무실의 복도 쪽 유리벽에 한 여성이 달걀 3개를 던져 깨트리고 민 의원을 모욕하는 내용의 벽보를 붙인 것을 사무실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한편 박 대통령 탄핵안과 관련, 반대-주저-찬성하는 의원을 구분해 시간 단위로 분류해 업데이트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의원 명단을 공개한 이후 전화번호가 유출된 새누리당 의원들이 '전화·문자 폭탄'을 맞고 있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이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화와 문자 폭탄, 사과드렸고 유감"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게 본질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게도 엄청난 연락이 쏟아지고 있다”며 “국가위기 상황에서 국회의원이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은 더 힘들고 더 아프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은) 탄핵 참가해 주시고 헌법재판소로 넘긴 뒤 정치 정상화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 與, 비대위 수장에 김형오-박관용-정의화-조순형 후보
새누리당이 이정현 지도부 이후, 비상대책위 체제 수장 후보에 김형오 박관용 정의화 전 국회의장, 조순형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 4명으로 압축됐다.
비대위원회 구성을 논의하는 당 중진 6인 협의체는 이날 초선의원, 재선의원 모임과 함께 만나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중진협의체인 원유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초재선 의원모임 중 박덕흠 유의동 재선모임 간사, 정운천 박완수 초선 간사들 의견을 일차적으로 들었다"며 "충분히 소통이 안 돼서 추가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형오 박관용 정의화 전 의장은 모두 새누리당 또는 그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이다. 조순형 전 대표는 새천년민주당 대표, 자유선진당 상임고문을 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