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곶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곳
조천에서 계속 이어지는 해안 길을 따라 걷다보면 신흥리 관곶을 만나게 된다.
제주의 관문 역할을 해왔고 조천포구로 들어가는 길목이라고 해 붙여진 관곶은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멀리 추자도도 볼 수 있다.
◆…관곶의 풍광
땅 끝이라 불리는 해남과 이곳 관곶이 불과 83Km 거리로 육지와 가장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다.
19세기 초에 마을이 형성되었다는 신흥리의 옛 이름은 옛개, 왜포였다.
작은 마을이지만 바다가 가장 넓게 펼쳐져 있어 오래 전 왜구들이 자주 침입해 마을 사람들을 위협해 왔기 때문에 왜포라 불려왔다고 한다.
◆…신흥리 앞 바다
◆…신흥리에서 바라보이는 한라산
해안 가까이 볼래낭할망당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해산물을 채취하던 마을 박씨의 15살 딸이 멸치를 잡으러 온 왜인에 겁탈 당할 위기를 맞자 죽을 힘을 다해 도망가다 그만 볼래낭에서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인지 바다는 슬프도록 아름답다.
◆…바다의 방사탑
바다 한가운데 세워진 방사탑은 신흥리를 지켜달라는 마을사람들의 애절한 마음이 모아진 것이다.
대부분 방사탑은 밭 한가운데 세워졌지만 이곳은 바다 한가운데 세워져 바다를 의지하고 살았던 이 마을 사람들의 옛 모습이 그려진다.
◆…왜포 주변의 신흥리 마을모습
왜포에서 함덕으로 가는 길은 올레길 19코스로 운치가 있으나 해안 대부분이 양식장으로 형성되어 그다지 아름다운 풍광은 아니다.
◆…왜포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마을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눈인사도 하면서 다시 찾았을 때 어쩌면 달라져 있을 제주도의 어촌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두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정주항과 주변의 마을
한참을 걷다보면 밭길로 접어든다. 그길 끝에는 또 작은 포구가 나온다. 정주항이라 불리는 함덕의 작은 포구다. 마을 안 깊이 들어 와있는 포구 주변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시골정취가 물씬 풍긴다.
포구에 정박한 작은 배들과 배를 정박시킨 후 포구 앞 정자에 앉아 주고받는 막걸리 한 잔에 걸쭉한 어부들의 힘겨운 하루가 녹아나는 것 같다.
◆…함덕 마을
주변에는 재료가 떨어지면 더 이상 팔지 않고 오후3시면 문을 닫는 아귀찜으로 유명한 식당과 계절마다 잡아 올린 생선으로 만드는 물화와 당일바리 생선회 등 맛난 먹거리가 가득하다.
◆…함덕 해변
함덕 해수욕장은 하얀 모래에 에메랄드빛 바다로 유명한 곳이다. 넓은 해변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바다를 찾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바다 끝은 석양이 아름다운 서우봉이 가로 막고 있다.
4계절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과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도 이 곳 함덕 해변을 즐겨 찾는다.
◆…해변에서 웨딩 촬영하는 모습
◆…서우봉 둘레길 표지판
해변을 끝까지 따라 걷다보면 서우봉으로 오르는 길과 만난다.
그다지 높지 않은 오름으로 1시간 정도의 산책코스이다. 오름 중턱에는 풀을 뜯고 있는 말들, 함덕의 마을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우봉의 낙조
해안둘레로 이어지는 서우봉의 가장 아름다운 풍광은 낙조다.
구름 밖으로 나온 둥근 해는 세상에 복잡했던 일들을 한꺼번에 붉은 가슴으로 안고 서서 들어간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 하고 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마련이다.
여행자들의 설렜던 마음이 피곤함으로 몰려올 때 즈음 이런 풍광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
바다에서 지는 해의 붉은 여운은 바다가 아닌 사람들의 눈과 마음에 오랫동안 따뜻하게 남게 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