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가을이 오면 마을마다 축제 분위기로 흥이 난다.
◆…하도리앞 바다
산과 바다 모두가 풍요로워지는 계절 탓도 있지만 가을을 온통 금빛으로 물들이는 억새 향연은 발끝부터 춤추게 한다.
오름이 아름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가을 억새가 바람에 춤추는 공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녀축제 모습
지금은 숲이 우거진 곳이 많은 오름은 오래 전에는 억새로 뒤덮여 산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가을이면 수많은 오름 정상에는 억새들이 제자리를 차지하고 금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그리고 푸른 바다에는 은빛 갈치와 조기 등 풍부한 해산물이 풍요를 노래한다.
제주 말로 'ᄌᆞᆷ녀'는 해녀를 이르는 말이다. 구좌읍 하도리에 있는 해녀박물관은 제주 해녀를 잘 말해주고 있다.
해마다 9월 말에서 10월 초순 펼쳐지는 해녀 축제가 바로 이곳 하도리 해녀 박물관 일대에서 펼쳐진다.
◆…하도리 마을
하도리 해안을 돌아 걷는 길은 옛 가옥을 그대로 살려 만든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식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만 바라보고 걷던 길이었으나 지금은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해안을 걷다 하도리 해녀식당의 우럭정식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우럭의 별미를 예찬하게 될지도 모른다. 두 시간 남짓 걷는 해안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카페들도 그냥 스쳐 지나서는 안 될 곳이다.
◆…지미오름
하도리를 지나 종달리까지의 올레길 21코스도 아름답지만 가을이면 해안도로를 걸어 지미오름까지 걷는 길이 더욱 아름다운 것 같다.
◆…지미오름 안내판
제주의 머리 부분인 한경면의 두모리는 서쪽 끝에 위치하고 제주도의 꼬리부분인 종달리는 동쪽 끝에 있다. 종달리에서 다시 땅의 꼬리라고 하는 지미봉이 바로 지미오름이다.
◆…지미오름의 올레길 표시
또 제주 올레길 422Km 끝 지점이 바로 이곳이다.
◆…지미오름 오르는 길
지미오름 정상에 오르는 길은 불과 30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제주에서 몇 안에 드는 장관이다.
◆…지미오름 둘레길표지판
오름 정상 아래 쉼터로 만들어 진 곳에 앉아 있노라면 나지막한 오름이라고 무시하고 올랐다가 으와 하고 감탄하는 등반객을 수없이 보게 된다.
반대로 한라산 정상에서 백록담을 바라보고 '으와' 하고 놀라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오름 중간의 해안 모습
우도가 바로 눈앞에 모습을 다 드러내고 멀리 성산포 그리고 크고 낮은 오름들, 가을에 익어가는 들판이 한눈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멀리 보이는 성산포
◆…바다위에 누워있는 우도
오름을 다 올랐다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지미오름은 둘레길이 유혹을 한다.
지미오름 아래 밭길로 이어지는 둘레길은 척박한 땅을 일구어 만들어져 구불구불한 밭들과 평지인 것 같으면서 편편하지 않는 들판을 볼 수 있다.
◆…둘레길
반듯반듯하게 나뉘어 져있는 육지의 논과 밭과는 사뭇 다르긴 하나 굽이굽이 사연과 애환이 돌담사이에 묻혀있는 듯하다.
◆…둘레길에 당근 묘종을 고르는 제주의 여인들
둘레길까지 한 바퀴 돌고 종달리 해변에 가서 맛있는 회 한 접시에 노을을 얹어 먹는다면 가을은 이미 내 것이 된다.
◆…둘레길에서 보이는 지미오름
제주사람들이 인심이 좋은 이유가 넉넉한 것을 많이 보고 자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마 올해 제주는 12월까지 금빛 향연이 이어지리라.
◆…둘레길을 걷다 보이는 성산일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