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회계사회가 부실 아파트감사를 잡아내기 위해 '대수술'에 들어갔다.
29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회계사회는 작년 한해동안 회계감사를 받은 아파트 단지 8319곳 중 3000여곳의 감사보고서 표본을 무작위로 뽑아 심리를 벌이는 중이다. 이처럼 현재 피심리 중인 아파트 단지 감사보고서는 전체 대비 36%에 해당하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다.
심리는 담당 회계사의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회계사회가 다시 한번 확인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회계사회 심리 후 부실감사가 드러난 경우 사안이 중하면 당해 회계사를 자체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부실감사 혐의가 밝혀진 몇몇 회계사들은 이미 회계사회 징계절차에 올랐다"고 말했다.
앞서 회계사회는 아파트 회계감사와 관련한 부정으로 징계를 받고 있는 회계사를 아파트 회계감사에서 배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이번 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는 회계사가 아파트 회계감사 계약을 체결하려면 회계사회가 구축한 '감사인 등록 및 징계사실 확인서' 발급 시스템에 들어가 자신의 징계여부를 확인받아야 하는 것이다.
회계사회 관계자는 "아파트 회계감사 비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300가구 이상 아파트 회계감사는 배우 김부선 씨가 난방비 문제를 제기하며 도마에 올랐다. 이어 아파트 관리비 비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 이에 300가구 이상 아파트 회계감사가 지난해 처음 의무시행됐다.
시행 첫해인 지난해 아파트 단지 9009곳이 감사대상이 됐고 이 중 8319곳이 외부감사를 받은 뒤 작년 10월말을 기한으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같이 아파트 외부감사가 의무화되기 전까진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빈틈이 많았다. 때문에 한 회계사가 수백개가 넘는 아파트 단지의 회계감사를 헐값에 수주해 부실감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여태 부실 아파트감사로 징계를 받은 회계사는 1년에 한두명 꼴에 불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