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법인세와 초고소득자의 소득세 인상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국회 기획재정위 더민주 간사인 박광온 의원, 변재일 정책위의장, 최운열 정책위 부의장
세법개정안 격돌'예고 "재정적자 해결"vs"경기침체 무리수"
더불어민주당이 2일 재벌대기업의 법인세와 고소득자의 소득세를 인상하는 세법개정안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에 오는 정기국회에서 세법개정안 논의가 치열해질 전망이다.
더민주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순이익 500억원 초과 법인 대상에 대해 현재의 최고세율인 22%에서 이명박 정부 이전인 25%로 올리는 내용이 담긴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또한 급여가 5억 원이 넘는 고소득자에 한해 과표구간을 신설해 41%의 세율을 적용시킬 내용도 포함되어 사실상 '부자증세'가 골자를 이루고 있다.
더민주는 법인세 정상화로 연간 4조1000억원의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자증세 카드를 꺼낸 더민주 세법개정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세법개정안을 심의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 소속된 여당 의원들은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통화에서 '논의', '검토'를 밝히면서도 경기침체인 상황에서 증세카드를 낸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먼저 조세소위 위원인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세법) 전체를 놓고 한 번 논의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법인세 인상 주장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이 전부 내리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김대중 대통령 때 28%에서 27%로, 노무현 대통령 때 27%에서 25%로, 이명박 정부 때 25%에서 22%로 내렸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조세소위의 한 여당의원은 5억원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과표구간 신설(41%)에 대해 "박근혜 정부에서 과세표준이 1억5000만원~3억원 사이에서 최고 38%의 세율을 신설해 부과한 바 있다"며 "여기에 또 소득세 과표 구간을 신설하는 게 과연 검토를 얼마나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경제를 살리고자 정부도 그렇고 국민들도 힘들게 살고 있다"며 "경제가 어려울 때 '증세'를 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경제운영 측면에서 맞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조세소위 여당 관계자 역시 "법안이 상정되면 상임위 차원에서 논의야 할 수 있지만 여당 입장에서는 반대"라며 "현재 면세율이 48%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 부분을 손대지 않고 고소득자에 대해서만 소득세 구간을 신설하는 것은 부자들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고 비판했다.
그는 "누가 봐도 5억원 이상은 고소득자인데, 다수의 국민들 입장에서는 동의를 구하기 쉬울 수 있다. 또 그 수가 집단적으로 항의할 만큼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손쉽다"며 "하지만 국민 절반 가까이가 세금을 내지 않는 상황에서 고소득자들을 타깃 삼는 것은 '1대 99' 사회 프레임을 더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세소위 한 의원 역시 "경제가 어렵고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증세는 경기 회복에 도움이 안 된다"며 "조세소위 논의를 통해서 어느 정도 수정되고 검토될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세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현재로선 무리"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어나는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것이라는 더민주의 논리에 대해 "우리나라 부채비율이 GDP대비 비율로 볼 때 나쁜 상황이 아니다"며 "증세를 한다고 재정건전성이 좋아지는지도 알 수 없다. 지금처럼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는 경제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더민주 최운열 정책위 부의장은 "1년에 국가채무가 50조가 되는 상황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재정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데 경제침체인 와중에도 이익을 낸 기업과 고소득층에 부담을 안 지우면 재정적자를 이 정부에서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최 부의장은 "이 정부에서 해결을 안 하면 결국 다음 정부에 떠넘긴다는 것이고 국민부담만 가중된다"며 "지금 경제가 나쁜 것은 내수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내수위축은 곧 소비위축인데 그래서 여유 있는 기업과 고소득층에게 세금을 더 내게 해서 서민들의 소비를 향상시키게 하자는 것이다. 종국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투자를 돕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