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초고속 질주…신세계 매출 추월 조짐

현대 매출증가율 21.1%로 롯데 1.0%, 신세계 1.5% 압도

현대백화점이 지난 1분기 경쟁사를 압도하는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 2위 신세계와의 매출 격차를 급격히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신세계를 끌어 내리고 2위로 도약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업계 빅3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영업실적은 현대백화점의 선전에 힘입어 합산 외형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증가세를 나타냈다.

외형의 경우 별도재무제표기준 3사의 1분기 합산 매출은 2조6997억원으로 전년도 2조6138억원에 비해 3.3% 증가했다. 3사 영업이익은 2614.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574.1억원 대비 1.6%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매출증가율 21.1%, 영업이익 증가율 6.0%를 시현하며 롯데의 1.0%, 1.2%와 신세계의 1.5%, -3.9%를 압도하는 선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각사별 매출을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이 1분기 1조9783억원의 총매출을 시현, 전년도 1조9578억원 대비 1.0% 증가했다. 신세계 역시 1.5% 늘어난 3778.9억원의 순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전년대비 21.1% 증가한 3435.9억원의 순매출을 올리며 3사의 전체 외형을 3.3% 증가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초고속 성장으로 업계 2위 신세계와의 매출 격차를 크게 좁혀 조만간 순위 변동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현대와 신세계의 매출 격차는 지난해 1분기 885.4억원에서 올 1분기 343.0억원으로 542.4억이나 축소돼 이같은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두 회사간 매출액 비율 역시 지난해 1분기 76.2%에서 올 1분기 90.9%로 14.7%P나 축소됐다.

현대의 이같은 선전은 지난해 초 오픈한 디큐브시티점과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 8월 판교점 오픈 등 신규 점포의 실적이 가세한 때문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 4월 2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도심형 프리미엄 아울렛'을 잇따라 오픈한 바있어 2분기부터 외형 증가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총매출액도 타사 압도...롯데·신세계와 격차 축소

한편, 신세계와 현대의 매출액이 롯데에 비해 유난히 적게 나타나는 이유는 롯데는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또 신세계와 현대는 순매출액 방식으로 매출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롯데백화점과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하기 위해,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두 회사의 매출을 총매출로 각각 환산해 보면 신세계가 1조93억원, 현대백화점이 9952억원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기준 롯데 총매출액대비 이들 회사의 비중을 살펴보면 신세계가 51.0%, 현대가 50.3%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의 50.3%와 41.7%와 비교, 그 격차가 상당히 축소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물론 롯데와 현대의 경우에는 아울렛 실적이 포함돼 있지만 신세계는 아울렛과 광주신세계 매출이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정확한 외형 비교를 할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각각의 독립된 법인으로서의 실적 비교로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증가율, 현대 6.0%, 롯데 1.2%... 신세계만 -3.9%로 뒷걸음

매출증가세에 이어 수익성에서도 현대백화점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지난 1분기 이들 3사의 합산영업이익은 2614.9억원으로 전년동기 2574.1억원보다 40.8억원이 늘어 1.6% 가량 증가했다.

각 사별로는 현대백화점이 719.2억원을 시현, 지난해 1분기의 678.3억원 대비 6.0% 증가했고, 롯데가 1.2% 늘어난 반면에 신세계만 유일하게 3.9%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매출 증가폭에 비해 수익성 증가율이 따라 주지 못한 점은 인건비 상승 외에도 유통업계간 경쟁 격화에 따른 할인행사 등 판촉·마케팅 비용과 점포 임차료 같은 판매관리비용의 급증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1분기 3사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롯데만 전년 동기와 동일한 7.3%를 기록했을 뿐, 신세계가 12.4%에서 11.7%로 0.7%P, 현대백화점 역시 23.9%에서 20.9%로 3.0%P 악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백화점의 경우, 2013년 25.8%, 2014년 24.0%, 2015년 21.1%, 올 1분기 20.9%라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해, 롯데와 신세계를 상대적으로 압도했다. 수익성 관리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래에셋 대우증권 이준기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에 대해 “이미 개장한 송도프리미엄 아울렛, 동대문 케레스타 아울렛과 함께 하반기 가든파이브 아울렛의 개장을 앞두고 있는 등 아울렛 점포들의 실적 기여가 기대된다”며 “2분기 연결기준 총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6.2%, 14.0% 증가하면서 양호한 실적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키움증권, HMC투자증권 연구원들도 현대백화점의 영업 실적 호조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