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거부권 행사시, 국회가 행정부에 거부권"
與 "거부권 안 해도 29일까지 공포 안하면 자동폐기"
'상시 청문회법'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놓고 여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여소야대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할 경우, 국정운영에 협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 문턱을 낮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와 관련,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제 국회가 행정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는 "비이성적인 이야기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이 불편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나라가 그렇게 돌아가면 되겠느냐. 다시 한 번 충고드리고 싶다"며 "국회법에 대해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할 사안이 아니란 걸 다시 강조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상임위 청문회를 하든 말든 청와대가 왜 거부권을 행사하느냐"고 되물었다.
우 원내대표는 "상임위는 여야 간사 합의대로 운영하는데, 이번에 통과된 법도 국회 운영위, 법사위에서 합의된 건데 청와대가 왜 갑자기 거부권을 행사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회 민주주의를 대체 어떻게 보시고 이런 접근을 하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국민의당 역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상돈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나와 "거부권 행사가 되면 협치라고 하는 것은 모두 물 건너가는 것"이라며 "(거부권이 행사되면) 앞으로 남은 대통령 임기가 매우 험난해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통령이)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상시청문회로 행정부가 일을 못 한다'는 정부여당 측 주장에 대해 "좀 지나친 얘기"라며 "사실 청문회 할 일이 있으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일을 못 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잘못됐다"며 "국회가 청문회를 남용하게 되면 일단 여론과 언론의 지탄을 받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거부권을 행사하고 안 하고는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이라며 "거기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모든 국민과 국회의원의 자유"라고 비판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20대 국회에서 재개정을 할 뜻을 밝히면서 19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인 29일까지 공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재선에 성공한 김진태 의원은 이날 출입기자들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국회법) 거부권 행사도 필요 없다"며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이라도 19대 국회 임기(5월 29일) 내 공포되지 않으면 자동폐기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5월29일 이전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5월30일부턴 공포를 할 수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며 "대통령이 내일(5월25일) 해외 순방을 떠나시면 (상시 청문회법)은 그냥 없어지고 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내 독단적 해석이 아니고 헌법학자들의 견해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시 청문회법은 정부에게도 곤혹스럽지만 야당, 특히 더민주에게도 정치적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더민주에 정치적 무덤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하 의원은 야당이 상시 청문회를 남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현실은 다르게 흘러갈 것"이라며 "상시 청문회는 개별 상임위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20대 국회에선 19대 보다 운동권 출신들이 더 많이 들어왔는데 이 분들은 지도부 조언 잘 안 듣는다"며 "민생보다는 박근혜 정권 흠집 내기에 더 집중할 것이다. 현 국회 특히 야당 구성 상 청문회는 비생산적 정쟁으로 흘러 민생 발목잡기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