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와와 커플'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김국진·강수지(위), 황혼의 로맨스를 아름답게 보여준 박근형·윤여정
김국진-강수지, 윤정수-김숙 등 '新풍속도'
인도의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는 "사랑은 용기있는 자의 특권"이라는 말을 통해 사랑의 무한성을 인정했다. 과거에는 최대 생존 나이를 60~70대로 설정해 모든 사랑이 거기에 맞춰졌지만 지금은 100세시대에 맞는 새로운 연애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중장년 커플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속출하는 것은 이러한 新풍속도가 반영된 결과이다. 그 속에서 그려지는 중장년의 로맨스는 사회적 반감을 사던 예전과 달리 시청자들의 열렬한 응원과 사랑을 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능 중장년 커플은 SBS '불타는 청춘'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개그맨 김국진(52)과 가수 강수지(50)다. 이혼이라는 가정사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두 사람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연인과 같은 애정표현을 보여주며 일명 '치와와 커플'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불타는 청춘'의 애청자들은 '치와와 커플'이 진짜 결혼에 성공하길 바라고 있으며 이런 두 사람을 향한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은 프로그램 시청률 상승에도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10월 JTBC '님과 함께2'에 합류한 가상 부부 윤정수(45)·김숙(42) 커플 역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프로그램 초반 두 사람은 시청률 7%가 넘으면 실제 결혼을 하겠다는 공약을 걸었고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결혼을 위해 무조건 본방사수 하겠다", "진짜 결혼생활이 궁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고 덕분에 프로그램은 종편 시청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예능뿐 아니라 주 시청층이 중장년인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중장년의 로맨스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최근 종영한 MBC '엄마'(극본 김정수, 연출 오경훈)에서는 사별 후 홀로 4남매를 키우며 모든 것을 희생해 온 엄마 윤정애(차화연)와 엄회장(박영규)의 로맨스를 다뤘는데 중년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24%의 시청률(닐슨코리아)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2014년 방송된 MBC '사랑해서 남 주나'(극본 최현경·연출 김남원)는 아내가 죽은 뒤 홀로 생활하고 있는 퇴직 판사 정현수(박근형)와 남편과 이혼한 후 혼자 사는 홍순애(차화연)의 황혼기 로맨스가 다뤄져 눈길을 끌었다.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한 tvN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응답하라 1988'에서도 중년의 로맨스를 찾아 볼 수 있다. 택이 아빠 '봉황당' 최무성(최무성)과 '선우엄마' 김선영(김선영)이 그 주인공. 두 사람은 같은 고향 출신 이웃사촌이었지만 결국 극 중 결혼에 성공했다.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장수상회' 역시 주인공인 박근형과 윤여정의 로맨스를 강제규 감독이 담백하게 담아내면서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대중문화평론가 황진미는 중년 로맨스 열풍에 대해 "예전에도 이런 중년의 사랑은 있었지만 주로 불륜으로 취급했지 지금처럼 로맨스의 주체는 아니었다"며 "고령화 현상을 반영해 다양한 프로그램 속 주인공들의 연령대도 올라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