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외형 급증 영업익 급락...합병의 명암 겪어
신세계푸드의 지난 3분기 실적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8.8% 급증한 반면, 영업이익은 무려 83.6%나 감소한 어닝쇼크 수준을 기록, 지난해 12월 신세계SVN 합병에 따른 진통을 골고루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의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신세계푸드만 홀로 악화돼 합병으로 인한 외형이 증가한데 비해 실속 없는 장사를 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게 됐다.
최근 공시한 식자재 3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3사의 3분기 합산 매출은 1조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9618억원보다 약 8.4% 증가했다. 신세계푸드와 현대그린푸드가 증가세를 시현한 반면에 CJ프레시웨이만 홀로 7.0% 감소해 눈길을 끌었다.
3사 합산 영업이익은 308.2억원으로 전년 동기 274.3억원 대비 33.9억원 늘어 식자재 업체들의 수익성은 향상됐다. CJ프레시웨이와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두 자릿수 증가세를 시현한 반면에 신세계푸드만 홀로 83.6%나 급감해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증가율, 신세계 48.8%, 현대 9.9%順...CJ만 회계처리 변경으로 7.0% 감소
별도재무제표 기준 각사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신세계푸드가 48.8% 증가한 2364억원, 현대그린푸드도 9.9% 늘어난 384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CJ프레시웨이는 3사중 유일하게 7.0% 줄어든 4218억원의 매출을 시현해 대조를 보였다.
신세계푸드의 경우 지난해 12월, 2013년 기준 연매출 2350억원 규모의 그룹내 베이커리 업체 신세계SVN(구 조선호텔베이커리)을 합병한 효과와 수제맥주 사업 진출과 외식사업 강화, 편의점 위드미와 이마트, 신세계 아울렛 출점 등 그룹 차원의 지원 효과에 힘입어 큰 폭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김포아울렛 오픈에 따른 신규 영업 여건 확장 등에 힘입어 10% 가까운 견조한 성장세를 시현했다.
반면 3사중 홀로 매출이 감소한 CJ프레시웨이의 경우, 영업부진 때문이 아닌 매출인식에 대한 변경된 회계 기준을 적용하게 되면서 발생한 불가피한 현상으로 밝혀졌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지난해 프레시원 강남 등 7개 조인트벤처사업체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이들 사업체가 기존 공동투자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변경됨에 따라, 매출인식 기준이 종전 총매출에서 순매출 방식으로 바뀐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CJ프레시웨이 심형준 홍보부장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프레시원 법인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지분 51%이상 7개 법인) 일반거래처에서 자회사로 바뀌면서 올해 연결 대상으로 편입됨에 따라 매출인식 기준이 순액매출로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CJ프레시웨이와 프레시원간 구매대행 거래가 일반거래대상에서 단순구매 대행형태로 변경됨으로써 종전 총액 매출방식에서 수수료만 받고 넘기는 형태의 순액매출 인식으로 변경된 것이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프레시원 강남 등 7개 조인트벤처법인에 대한 매출이 지난해 3분기 2375억원에서 올 3분기엔 343억원으로 계상돼 있어 회사 측 설명을 밑받침하고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CJ프레시웨이의 지난해 3분기 대비 실제 매출은 두 회사 못지않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익, CJ 29.7%, 현대 26.8%↑, 신세계 83.6%↓...합병 등 인건비 급증 탓
영업이익부문에서는 CJ프레시웨이와 현대그린푸드의 선전이 돋보인 반면 신세계푸드만 전년 동기대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부진한 실적을 시현해 대조를 보였다.
먼저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총 308.2억원으로 전년 동기 274.3억원에 비해 33.9억원 늘어, 12.4% 증가했다.
이중 CJ프레시웨이가 전년 동기대비 29.7% 증가한 124.4억원, 현대그린푸드 역시 26.8% 증가한 177.5억원을 기록, 업계의 수익성 향상을 쌍끌이 견인했다.
반면 신세계푸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38.4억원에서 올 3분기 6.3억원으로 무려 83.6%나 감소해 업계 수익성 증가세를 끌어내렸다.
신세계푸드의 수익성 악화는 지난해 신세계에스브이엔 합병과 수제맥주사업 진출, 보노보노 등 외식사업 신규 출점 강화 등 임직원수 급증에 따른 인건비와 지급수수료 급증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의 총 원가율을 보면, 전년 동기 97.6%에서 올 3분기 99.7%로 약 2.2% 포인트 급증했다. 같은 기간 CJ프레시웨이가 0.8%P, 현대그린푸드도 0.6%P 개선시키며 수익성 향상을 이끌어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신세계푸드 최웅조 홍보부장은 “메르스 등에 따른 외식소비 위축 등 영업환경 악화와 합병·외식사업 강화로 직원수 급증에 따른 인건비 급증과 함께 직영 외식 매장에 근무하는 도급사 직원에 대한 인건비(지급수수료로 계상)급증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회사의 직원수는 지난해 3분기 1934명에서 올 3분기 3772명으로 1838명이나 급증, 종업원급여가 전년 동기대비 약 362억원, 도급사 직원 인건비를 포함한 지급수수료에서 약 525억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 증가세, CJ 0.8%P, 현대 0.6%P 시현...신세계만 3년 연속 하락세
이에 따라 3사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CJ프레시웨이가 지난해 3분기 2.1%에서 3분기 2.9%로 0.8%포인트, 현대그린푸드 역시 4.0%에서 4.6%로 0.6%포인트 향상됐다.
반면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3분기 2.4%에서 0.3%로 무려 2.1%P 악화됐다. 더욱이 이회사는 CJ프레시웨이와는 정반대로, 해마다 영업이익률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그룹은 이 회사를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실적 개선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세계푸드의 영업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분석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최근 꾸준히 진행해온 투자가 내년에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움증권 남성현 연구원과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 등은 보고서에서 합병을 통한 성장동력 추가와 그룹사 공급량 증가,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에 따른 이마트 PB브랜드 ‘피코크’의 성장 등이 매출과 수익성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