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에 조성된 메타세콰이어길. 공원은 자연을 찾아 떠나지 않아도 시민들의 힐링을 책임진다.
도시 안에 조성된 공원은 여행객들에게 이질적인 느낌을, 일상에 지친 지역 주민들에게는 힐링을 제공하는 장소다. 때문에 '도시의 허파'라고도 불린다.
서울에도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공원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어딘가로 떠나기 금전적, 시간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시민들에게 여행 기분을 선사하는 활력소 같은 공원으로 떠나보자.
"센트럴파크 저리가라…우리에겐 서울숲이 있다"
◆…문화예술공원 수변쉼터 나무다리. 서울숲에는 자연이 발로 느껴지는 산책로가 깔려있다.
성동구 성수동에 조성된 서울숲은 뉴욕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힐링지'다. 한강과 중랑천에 둘러싸인 지리적 요건은 이곳을 '천혜의 경관'으로 만들었다.
성수동 뚝섬 일대는 과거 임금의 매 사냥터, 말목장 등으로 활용된 공간이다. 서울숲은 국내 최초 정수장과 경마장, 골프장 등이 있던 장소에 2005년 조성됐다. 당초 이 지역은 4조원의 개발이익이 기대되는 주거업무 단지가 될 계획이었으나 '녹지공간 부족'이라는 여론에 밀려 웰빙공간으로 거듭났다.
문화예술공원과 자연생태숲, 체험학습원 등 5개의 테마공원으로 구성된 서울숲은 월드컵공원(약 105만평)과 올림픽공원(약 45만평)에 이어 서울에서 3번째로 큰 35만평의 부지를 자랑한다. 넓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곳곳에 현위치가 표시된 지도판이 있기 때문이다. 1번 출입구 쪽에 위치한 방문자센터에서는 한국어, 외국어로 만들어진 가이드맵을 구할 수 있다.
◆…갤러리정원, 가족마당 야외무대, 곤충식물원, 군마상(시계방향) 등 서울숲에는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가장 큰 매력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지하철 분당선 3번출구에서 도보로 5분, 2호선 뚝섬역 8번출구에서 15분 정도 소요되고 한강, 중랑천과 인도·자전거도로가 연결돼있다.
즐길거리가 풍부하다는 것도 서울숲의 매력이다. 문화예술공원에서는 군마상, 거인상 등 각종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야외무대가 설치된 가족마당이 있어 다양한 문화생활도 가능하다.
◆…자연생태숲에 방사된 꽃사슴.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바라보는 친구들이다.
바람의 언덕을 지나 자연생태숲으로 넘어가면 우거진 수풀과 호수에서 뛰노는 꽃사슴, 고라니, 오리 등 동물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3월부터 10월까지는 꽃사슴 먹이주기 행사가 열려 자연과 교감할 수 있고 보행가교에 올라 생태숲 전체를 감상하는 것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 보행가교는 다소 높은 위치에 있어 짜릿한 스릴감까지 느낄 수 있다.
갤러리정원, 곤충식물원, 나비정원 등이 마련된 체험학습원과 조류관찰대, 야외자연교실 등이 조성된 습지생태원은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도움을 줘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 이밖에 한강과 바로 연결된 한강수변공원에는 유람선선착장이 자리잡고 있다.
◆…도보여행족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서울숲~남산길.
도보로 3시간 30분 가량 걸리는 서울숲~남산길도 지난 10월 정비돼 도보여행을 즐기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꿈동산의 대변신, 북서울꿈의숲
북서울꿈의숲은 롯데월드, 어린이대공원과 함께 서울 3대 놀이공원으로 꼽혔던 강북구 번동의 드림랜드가 2009년 변신한 공간이다.
◆…북서울꿈의숲 후문 입구.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싫다면 후문으로 들어가자.
서울 공원 가운데 4번째로 큰 북서울꿈의숲은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에 둘러싸여 묘한 조화를 이룬다. 공원 내에 전통 한옥 문화재인 창녕위궁재사가 복원돼 운치를 더해준다. 등록문화제 40호인 창녕위궁재사는 조선 순조의 사위인 창녕위 김병주가 머물던 곳으로 그의 손자 김석진이 한일합병 뒤 일제의 작위를 거절하고 순국자결한 사연도 서려있다.
북서울꿈의숲을 방문할 때는 정문(동문·1번출입구)보다는 전망대가 있는 후문(서문·12번 출입구)으로 진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문으로 진입하면 언덕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야 해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힘이 든다. 후문부터 천천히 내려오면 중심부인 오픈필드의 주변경관을 즐기기에도 좋다.
◆…북서울꿈의숲 전망대. KBS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로 유명하다.
후문 부근에 독특한 모양으로 솟아있는 전망대는 KBS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전망대에서는 북서울꿈의숲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강북지역을 둘러싼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의 능선과 남쪽으로 한강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마련돼 전망대에 오르기도 수월하다.
전망대 아래쪽에는 공연장, 키즈라이브러리, 레스토랑 등이 자리잡은 복합문화공간인 꿈의숲 아트센터가 있고 그 앞으로 거울연못, 점핑분수 등이 들어선 문화광장이 위치해 주말이면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로 북적인다. 문화광장을 지나면 드넓은 잔디밭을 자랑하는 청운답원이 나와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단 청운답원에서는 돗자리를 깔거나 그늘막을 설치하고 음식을 먹는 행위가 허락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북서울꿈의숲 청운답원. 야간에 조명이 들어오면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청운답원 한편에는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상상톡톡미술관이 자리잡았고 아래로는 주변전경이 수면 위를 수놓는 연못 월영지가 등장한다. 월영지 주변 석교를 따라 걸으면서 월광폭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속세의 근심까지 내려놓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북서울꿈의숲 월영지를 수놓은 불빛이 제법 운치있다.
7개의 작은 폭포로 이뤄진 칠폭지와 대숲길, 이야기정원, 초화원 등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경관이다. 특히 초화원에는 각종 야생화와 더불어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지닌 사슴의 방사장이 위치해 인기가 높다.
팁 하나 더! 해가 진 뒤 전망대를 포함한 오픈필드 주요 장소에는 조명이 환하게 밝혀진다. 이때의 풍경은 낮보다 더 아름답다.
"자연이 살아있다"…길동생태공원
도심 속 살아있는 자연을 만나고 싶다면 환경친화형 길동생태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여의도샛강생태공원과 함께 우리나라 생태공원 확산에 기여한 길동생태공원은 습지지구, 저수지지구, 초지지구, 산림지구에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서울의 보물이다. 특히 하루 최대 입장인원을 300명으로 제한하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돼 1999년 개장한 뒤 지금까지도 훌륭한 자연생태를 보존하고 있다.
◆…길동생태공원 습지지구 내 연못. 어떤 야생동물을 만날지 기대하게 만든다. <사진 길동생태공원 홈페이지>
길동생태공원은 약 2만 4천평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울창한 숲과 습지가 스트레스에 시달린 이들을 치유한다. 광장지구로 들어선 뒤 바로 만나게 되는 습지지구에는 각종 수생식물과 개구리, 맹꽁이, 도롱뇽 등 도심에서 더이상 보기 어려운 양서류들이 서식하고 있다. 소금쟁이, 물방개 등 교과서에만 등장할 법한 수서곤충들도 관람객을 반긴다.
◆…길동생태공원 곳곳에는 조류 관찰대가 마련돼 새들의 자연스런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사진 서울시>
습지지구를 지나 참나무 등이 우거진 산림지구로 들어서면 야생 그대로 자라고 있는 표고버섯을 구경할 수 있고 작은 구멍으로 몰래 들여다보는 조류 관찰대도 나타난다. 조류 관찰대에서 지켜볼 수 있는 저수지지구엔 물총새, 왜가리, 백로, 원앙, 꼬마물떼새 등이 자유롭게 어우러진 풍광이 펼쳐지고 산책로 한편에는 쉼터가 마련돼있어 삼림욕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초지지구에는 움집, 초가집, 퇴비장, 텃밭 등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이 재현돼있다. 또 아이들의 학습공간으로 손색없는 토양생물 관찰지도 마련돼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