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에 발목 잡힌 산업은행

이번 국정감사에서 산업은행의 발목을 잡은 것은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 사태였다.

21일 열린 산업은행에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리 부실과 분식회계 가능성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그 동안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관리하기 위해 감사위원과 CFO 등을 파견했지만 결과적으로 회사의 부실을 알아내 위험을 조기 차단하는 목표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4년 말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5000억원과 3조2000억원의 적자를 예상했지만 대우조선해양만 4710억원의 흑자를 예측했다"며 "같은 회계방식을 쓰고 3자 경쟁구조였음에도 대우조선해양만 나 홀로 흑자를 달성했다면 이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업은행의 관리 책임을 물었다.

신동우 의원은 "산업은행 임직원들이 2001년부터 대우조선해양에 낙하산으로 내려와 사외이사와 감사실장, 부사장, 상무이사 등 요직에 앉아서 무책임 무능경영을 방관해 온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에 대해 여러 사실을 통해 예측이 가능했지만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며 "대우조선해양에서 보고만 받고 그냥 넘어갈 것이 아니라 직접 산업은행 직원이 현장에 나가 점검을 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행양의 분식회계 의혹이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매출과 미청구공사 영업손익 등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남상태 고재호 전 사장이 연임을 앞두고 영업실적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남상태 전 사장이 3연임에 도전했던 2011년 대우조선해양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2576억원과 1조1186억원으로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이 시기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강 의원은 부풀리기 근거로 2012년 미청구공사와 영업이익의 대폭 감소를 들었다. 대우조선해양의 2012년 매출은 2011년보다 3078억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미청구공사는 매출 증가액의 3배가 넘는 9509억원이나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6670억원이 줄어든 4516억원을 기록했다.

강기정 의원은 "남상태 전 사장이 3연임에 실패한 뒤 후임으로 취임한 고재호 전 사장이 취임 첫 해인 2012년 말 전임 사장의 부실을 일부 정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고재호 전 사장도 2015 3월 임긴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위해 남 전 사장의 경영실적 부풀리기를 되풀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 등 경쟁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본 것과 달리 대우조선해양만 4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한 것은 매출액과 미청구공사를 대폭적으로 증가시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미청구공사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강기정 의원은 "선박 및 해양프로젝트 공사가 장기간을 요한다고 하더라도 2010년 진행했던 공사는 이미 완공돼 대금청구도 종료 됐을 텐데 상세 내역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산업은행의 답변은 궁색하다"며 "미청구공사에 대해 전혀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박병석 의원은 또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에 대해 반드시 진상 규명을 해야 하고 책임자들에 대한 상응한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손실 사태는 정부와 은행, 기업의 공동책임이고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 증권사도 책임이 있는 만큼 근본적인 원인규명과 종합적인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밝혔다. 

이어 "산업은행은 진행 중인 실사단의 실사를 철저하고도 신속히 마무리하고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소재 규명, 생존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