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6년간 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해 국민의 보험료 중복납입은 눈감아주고 보험사의 보험금 이중지급은 방지하도록 지도 감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감원이 2009년 실손의료보험 중복가입여부 조회시스템을 구축하고 중복계약 200만건에 대해 안내를 실시했으나 이미 2003년 중복조회시스템이 구축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사전예방이 가능했다고 15일 지적했다.
강기정 의원이 금감원과 보험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실손의료보험 도입 당시 이미 금감원의 지도로 보험협회와 회원사 간에는 정보공유체계가 구축돼 있었다.
강기정 의원은 "당시 금감원의 지도로 도입된 생·손보협회의 '실손의료비중복 조회시스템'은 상법과 약관에 따라 보험계약의 보장내용이 중복될 경우 비례보상하고 있어 사실상 보험사가 가입자의 보험료 이중지급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금감원의 과거 보험업감독규정을 보면 2003년 실손의료보험 도입 당시 중복가입문제와 이중지급문제를 확인하고 관련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금감원은 시스템을 통해 이중지급여부에 대한 조회만 가능하도록 계약정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시스템 도입이후 6년 간 국민들의 보험료 중복납입은 눈감고 보험금 이중지급에 따른 보험사의 손해는 감독했다는 게 강 의원의 판단이다.
강기정 의원은 "금감원이 실손의료보험의 불완전판매는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고 23만명의 중복가입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커지자 대응에 나섰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감원 지도로 손해보험협회는 2011년 정액담보 조회시스템을 구축했으나 이 역시 보험계약자의 보험사기를 예방하고자 만든 조회시스템으로 보험가입자인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고 있다"며 "금감원이 보험사 피해 예방에만 치우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정액담보 조회시스템의 보험사기 조회현황은 2011년 1580만건에서 2014년 1억298만건으로 6.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