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하루 세끼 맥도날드 햄버거만 먹으며 변해가는 자신의 몸을 관찰하는 영화 ‘수퍼사이즈미(Super Size Me)’가 전세계적으로 개봉됐다. 미국의 독립영화 감독 모건 스퍼록은 2003년 2월 한달 동안 직접 패스트푸드만을 먹으며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영상에 담았다.
한 달이 지난 후 그는 살이 찐 자신의 몸을 공개하며 햄버거의 유해성을 알렸다. 그가 하루에 먹은 패스트푸드 열량은 하루 평균 5000㎉로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 칼로리(2500㎉) 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인은 ‘몸에 좋은 음식은 언제든 먹어도 건강에 좋다’는 편견을 대부분 갖고 있다. 반대로 미디어에 ‘어떤 음식이 어떤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방송되면 그 순간부터 ‘유해식품’이 된다. 만병의 원인이 모두 음식에 달려 있는 것처럼 망상을 갖는다.
햄버거는 이같은 편견에 희생된 대표적인 음식이다. 언제부턴가 ‘비만의 원흉’, ‘성인병의 주범’으로 불리고 있다. 콜레스테롤·지방 함유량 등이 높아 심혈관계질환 및 비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햄버거의 빵은 탄수화물이며 패티(속)는 단백질, 지방, 무기질 등을 함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하는 햄버거의 중량은 약 105g으로 탄수화물이 약 35g 들어있다. 단백질은 12g, 지방은 10g이다.
햄버거 속 야채에는 섬유질·비타민이 풍부한 편이다. 햄버거 하나를 먹으면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주스, 우유 등과 더불어 채소내 영양소를 보충할 샐러드를 먹으면 비빔밥처럼 영양학적으로 균형잡힌 식사가 된다.
햄버거 섭취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같이 먹는 탄산음료와 감자튀김이다. 탄산음료의 단맛을 내는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과당의 혼합물로 체내로 들어오면 지방으로 전환된다. 게다가 포만감을 주지 않고 오히려 공복감을 늘려 과식을 유발하기도 한다.
감자튀김은 100g당 300~450㎉로 열량이 높은 데다가 나트륨이 많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등을 초래하며 ‘분노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노르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시켜 신경과민과 불면증을 일으킨다.
전문가들은 인체의 건강과 질병은 실상 음식의 종류와 직결되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오히려 과식과 편식을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꼽는다. 아무리 건강한 음식도 많이 먹으면 독이 될 수 있다. 몸에 좋다는 음식으로 원푸드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영양소 불균형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 된다. 헬스오 정종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