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6조원 건설수주…해외건설 수주 탄력 받나

■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32% 감소...중동지역 수주는 3분의 1토막 

지난 상반기 유래없이 저조한 해외수주 실적을 보였던 건설사들이 53억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정유공장 공사를 따내는 대박을 터뜨리며 하반기 수주에 한껏 기대를 키우고 있다.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는 전년보다 32%나 감소한 26조원에 머물렀다. 한국 건설사의 해외수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 수주가 작년 25조원에서 올 상반기 7조원으로 3분의1도 안되는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경기 호조로 영업실적을 어느 정도 메꿨지만 매출의 40~70%를 차지하던 해외부문의 수주가 부진해 애를 태웠다.      

하지만 이번에 53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따냄에 따라 올해 해외건설수주 실적도 30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KNPC)가 7월 30일 공사 입찰에 참여한 우리 5개 건설사에게 수주자 선정통지서를 발송했다. 수주자 선정통지서를 받은 건설사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현대중공업이다. 이들 건설사들은 9월 중순경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와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 현대건설, 대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현대중공업 6조원 규모 정유시설 수주

회사별 수주실적은 현대건설과 SK건설이 5번 패키지 공사를 맡아 각각 6억달러와 4억5000만달러의 공사를 담당하게 됐다. 

5번 패키지 공사는 해상유류출하시설과 해저 파이프라인, 출하부두 건설 공사로 총 15억달러의 공사중 현대건설과 SK건설이 전체의 70%인 10억5000만 달러어치의 공사를 따냈다. 현대건설은 이 프로젝트의 주간사로 전체공사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대우건설과 현대중공업도 2번과 3번 패키지 공사 수주자 선정을 받았다. 2개 프로젝트는 총규모가 57억6000만 달러로 전체공사의 3분의1을 대우건설이, 또 다른 3분의1을 현대중공업이 담당한다.

두 회사가 각각 19억2000만 달러로 두 회사가 합쳐 38억40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가 될 예정이다. 자세한 공사규모는 현재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도 1번 패키지 시공사에 선정됐다. 전체 공사규모가 42억7000만 달러로 한화건설은 지분이 10% 이지만 금액은 4억27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특히 한화건설은 올 상반기에도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이라크 신도시 기반시설 공사를 수주해, 올해 중동에서 실적이 안좋았던 다른 건설사에 비해 중동에서 커다란 성과를 잇달아 거둬 상반기 수주 순위 5위로 훌쩍 뛰어 올랐다. 

쿠웨이트 4차 정유공장 회사별 수주실적  

■ "상반기 중동시장 부진...역전의 계기 만든다"

건설업계는 이번 대형 수주로 상반기에 부진했던 해외건설수주가 다시 살아나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상반기 중동의 정치ㆍ경제 상황 악화로 중동 이외에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시장다각화에 애썼지만 이전 중동시장에서 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 중동에서 대형 공사가 터지자 글로벌 건설명가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중동건설시장이 악화돼 동티모르, 싱가포르,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었다"며 "시장다각화 전략과 더불어 중동시장에서도 큰 실적을 거둬 해외수주 전망이 더욱 밝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상반기 중동시장에서 실적이 다소 부진해 올해의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했다"며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규모인 19억2000만 달러의 수주실적을 거둬 6조원으로 설정한 올해 수주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이번 쿠웨이트 제4차 정유공장 건설 사업을 수주한 것은 우리 기업의 세계적 건설 경쟁력과 과거 건설 실적 등으로 쌓은 중동에서의 신뢰와 기업들의 노력의 결실"이라며 하반기 수주 행진의 '불씨'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