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새누리 성(性) 논란 '성폭행 혐의' 심학봉 "탈당"

◈ '박정희가 롤모델' 심학봉, 성폭행 혐의…야 "탈당 아니라 의원직 사퇴하라"

성폭행 혐의으로 경찰 조사 중인 새누리당 심학봉(경북 구미갑) 의원이 3일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오늘 새누리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이날 '최근 상황에 대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모든 것이 저의 부주의와 불찰로 일어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주민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아울러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심 의원은 지난 7월 대구의 한 호텔에서 40대 보험설계사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심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세운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출신으로 평소 '박정희 찬양론'에 앞장서왔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해 박정희 대통령을 역할모델로 정하는 등 모든 가치관이 박정희 대통령으로 부터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새마을운동 노래를 통화연결음으로 설정해 놓기도 했으며 과거 국회에서 열린 포럼에서 '박정희 유품전시관' 건립에 국비가 투입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심 의원과 관련해 "탈당으로 면피할 것이 아니라 당장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이미경, 최민희, 은수미, 유은혜 등 여성 의원 25명은 심 의원의 의원직 사퇴촉구를 담은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오는 4일 윤리위에 심 의원을 제소키로 했다.

이들 의원들은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김무성 대표의 사과도 강하게 압박했다.

이들은 "아동 성폭력 척결에 앞장서고 가해자에 대한 약한 처벌에 문제제기를 했던 심 의원의 이중적인 태도로 인해 국민들이 느끼는 배신감과 실망은 더욱 크다"며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성폭력을 4대악으로 규정했지만 정부·여당이 성폭력을 척결하기는커녕 스스로 성희롱과 성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핵심은 현역 국회의원이 갖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폭행을 한 것"이라며 "수사당국은 엄단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심 의원은 탈당으로 면피할 것이 아니라 당장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이 심 의원이 탈당한 것으로 꼬리자르기식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유승희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정부·여당의 성추문이 연중행사로 발생 중"이라며 "최연희 전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부터 정몽준 전 대표의 여기자 성추문 성희롱 사건, 안상수 전 대표의 성 비하 발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폭력에 가까운 여성 인턴 성추행 사건 등 나열도 어렵다"고 맹비난했다.

유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가 헌정사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서 성폭력, 가정폭력 등 4대악 근절을 주장하고 있지만 내부단속을 이렇게 못하니 참 한심한 일"이라며 "새누리당은 뼈를 깎는 반성을 통해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 사태, 여야 모두 "재벌 문제 돌아봐야"

롯데가(家)의 기업 승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3일 재벌 총수 일가의 편법·불법 승계 문제 등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친박계 핵심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롯데 경영권 분쟁 사태에 대해 "국민에 대한 역겨운 배신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정부도 (이번 사태에 대해) 손 놓고 있지 말아야한다"고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서 최고위원은 "롯데는 국민의 삶에 가장 밀착돼있는 기업이고, 당연히 국민으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본 기업"이라며 "그러나 후진적 지배구조, 오너 일가의 정체성과 가풍 모두 국민의 상식과 거리가 멀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롯데가 정신을 차리고 그리고 건강한 기업구조로 거듭나 처신과 가풍을 일신해야 할 때"라며 "그렇지 않다면 롯데는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과거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롯데 뿐 아니라 대한민국 재벌에 무엇이 문제인지를 살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편법·불법을 동원하면서 재벌은 국민경제의 성장 동력이 아니라 국민경제의 리스크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명박, 박근혜정부가 재벌에게 끊임없는 관용을 베풀고 특혜를 줬다"며 "재벌총수는 범법을 저질러도 투자 유치 명목으로 사면하고 감옥 생활에 편의를 봐줬으며, (수감기간 동안) 대형병원 입원실에서 세월을 보낸 게 흔한 일이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노동시장 문제로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재벌문제를 거론하고 기업의 문제를 살펴야 할 것"이라며 "노동개혁보다 한국경제의 리스크 제거 차원에서 재벌개혁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