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싱어 엘리엇 매니지먼트 회장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앞으로도 거센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폴 싱어 엘리엇 회장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CNBC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가 공동주최한 딜리버리 알파 컨퍼런스에 참석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건이 주주들에게 불공평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발언한 것도 자신감의 발로로 비춰진다.
엘리엇은 향후 합병비율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합병무효를 주장하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다툼을 이어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달 19일 열린 가처분 심문기일에서 "불공정한 합병비율은 향후 합병무효 소송의 원인이 되고, 소가 제기되면 합병 무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본안 소송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우리 상법 제236조는 '합병 등기가 있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엘리엇은 매입 지분에 대한 차익 극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주주 제안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은 이미 삼성물산 측에 현물배당과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개정을 요구, 이날 주주총회 의안으로 상정시켰다.
특히 엘리엇이 비장의 카드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은 ISD(투자자-국가 간 소송) 독소조항이다.
ISD는 해외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 정책 등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국제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엘리엇이 두 회사의 합병비율에 시가총액, 자산규모 등을 함께 반영하는 선진국과 달리 합병시점의 주식시세(시가)만을 기준으로 삼는 국내법을 걸고넘어지며 ISD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ISD에서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엘리엇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법인에 투자자금뿐 아니라 재판비용, 손해배상금, 이자 등 천문학적인 금액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