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 야당의원들은 6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을 앞두고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한 질의시간에 나서 "왜 재의 투표 비공개로 하는 줄 아느냐.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대통령 권한이 막강하니까 소신껏 표결할 수 없는 분위기 있어서 비공개로 해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란 뜻"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헌법상 권한 행사이기 때문에 이것은 절차에 따라서 소신껏 표결하면 되는 일"이라며 "근데 우리는 이 일을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에서 대의 민주주의를 시험 할 수 있는 그러한 장면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같은 당 박수현 의원 역시 "귀중한 피를 흘려 이룩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유신독재 과거로 회귀하는 참담함을 느끼는 날"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에 국민은 없고 청와대의 오만과 지시에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영혼 없는 거수기만 남았다"고 청와대와 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박 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위헌성의 문제도 아니고 삼권분립 원칙에 대한 문제도 아니다"며 "국민 안중에도 없는 오만과 독선의 표출"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재의안에 대한 찬성토론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을 향해 '표결에 참여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춘석 의원은 "시행령이 국회법의 모법과 모순될 때 수정하는 게 뭐가 문제인가"라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데 입법부인 국회가 이 정도의 권한이 없으면 삼권분립인가"라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애당초 모법을 침해하는 시행령이 아니었으면 고칠 필요도 없었다"며 세월호법 시행령 문제를 지적했다. 또한 이명박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한 문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새누리당을 향해 "여기는 당정청 협의장이 아니라 민의의 전당인 국회 본회의장"이라며 "직무에 따라 충실히 임할 것을 국민들께 엄중히 선서하고 국회의원이 됐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를 부르며 "새누리당 95명의 의원들이 찬성 표결했다"며 "헌법에 부여한 권한에 따라 의회 민주주의를 지켜 달라. 공당으로서 책임정치를 다해달라"고 표결 참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권한이지만 이번 거부권은 예의와 염치도 없고 배제와 패권으로 가득하다"며 "국회법 개정안은 대통령 권능을 겨냥한 게 아니라 폐쇄된 관료사회의 병폐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