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전날(15일) 시행령 수정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다시 수정해 '중재안'을 정부에 이송했지만 청와대는 16일 거부권 행사 방침을 재확인해 '입법부 대 행정부'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제공 청와대)
"국회법, 한 글자만 고쳤던데"…메르스 여론 보고 거부권 행사할 듯
국회법 개정안이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안'으로 여야가 합의, 결국 전날(15일) 정부 이송이 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할 뜻을 내비쳐 청와대와 국회 간 '정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오전 브리핑에스 "한 글자만 고쳤던데 우리 입장이 달라질 게 없다"고 거부권 시사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정부 대시행령에 한 수정권한을 강화했던 국회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로 통과가 됐지만 박 대통령이 '삼권분립 원칙 위배'와 '행정기능 마비'를 우려하며 거부권을 시사했다. 이에 국회는 정부 이송을 연기하며 여야 재협의에 들어갔고 정 의장이 일부 자구를 수정하는 선에서 중재안을 내놓았다.
중재안에는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한다'는 문구에서 '요구'를 '요청'으로 바꿨다. 청와대는 위헌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은 정부에 이송되어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
민 대변인은 거부권 행사 시기와 관련해 "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메르스 확산 사태가 거센 상황에서 여론 추이를 지켜본 후 시기를 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무회의에서 상정되지 않을 경우 오는 30일 국무회의로 미뤄질 수 있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시사할 경우, 야당은 국회 부의나 재의결로 압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입법부 대 행정부' 간 충돌을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쟁을 부추기고 거부권을 시사 하면서 삼권 분립을 훼손한 청와대가 더 이상 정쟁은 일으키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법 중재안과 관련해 "고심 끝에 고육책으로 힘든 결정을 했다. 많은 의원께서 반대하지만 저에게 중재안을 수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더 이상 불필요한 정쟁에 휘말리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민생을 위한 국회를 하라는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어 "애초 211명이 찬성한 국회법은 삼권분립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결정이었다"며 "삼권분립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가 무너진다"며 "이제 민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전날(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의화 의장에게 공식적으로 만약 거부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국회 부의 및 재의결을 통해 국회의 뜻을 관철시키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할 것"이라며 "저에게는 (그렇게 하겠다는) 개인적 확답은 이미 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