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 급증세
"투자처 잃은 자금, 부동산으로 흘러갈 것"
기준금리 1% 시대가 열리자 부동산 시장과 관련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리며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게 되자 은행에서 돈을 빌려 주택을 마련하거나 부동산 투자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로 부동산 시장에 대거 자금이 유입돼 부동산 시장이 한층 활기를 띨 것"이라며 "전세난으로 전세금 올리기에 부담을 느끼는 세입자들이 대출이 상대적으로 손쉬운 신규분양 주택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들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연 2.50%였던 기준금리가 연 1.7%%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자 주택담보대출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3년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418조1200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60조6000억원으로 42조4800억원이 늘었다.
2012년 대비 2013년 증가폭이 13조95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에 3배 이상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관련 자금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장에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공인중개사들도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한국감정원이 공인중개사 376명을 대상으로 '금리인하 후 주택시장 동향과 향후 전망'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집을 사는 세입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하락으로 전세자금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급증하면서 전세난이 심화되고, 전세가격 역시 천정부지 치솟기 때문이다.
전세 수요가 대출 금리가 내려간 이 기회를 이용해 매매로 돌라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부동산 업계관계자는 "정책금리 하락으로 시중금리가 더 내려가게 되면 주택 매매시장에서는 전세 수요자들의 매매로의 전환이 늘어나고,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신규 분양시장의 청약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고,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넘어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수요 증가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에 기준금리 인하 조치 이후 전국 분양을 앞둔 모델하우스는 주택 구입을 희망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기준금리 인하와 전세난 등의 요인이 화학반응 일으켜 부동산 시장에 돈이 유입돼 부동산 경기가 회복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금융자산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금융자산 투자가치가 하람함에 따라 실물자산에 투자를 할 것이다"며 "투자 규모를 설명하기 어렵지만 금융자산 투자의 많은 비중이 부동산 투자로 이전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부동산을 매수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 매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집을 살 여력이 있는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투자가치가 높은 부동산으로 전환할 것이고 전세거주자들은 내 집 마련 부담을 덜었기 때문에 주택 마련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