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경기부양 효과보다 부작용 우려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등 경기 악화가 계속되자 한국은행이 다섯달 만에 기준금리를 내려 사상 처음으로 1%대 기준금리 시대를 열었다.
한은이 가계부채 부담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한 것은 지난해 이뤄진 두 차례의 금리인화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2일 오전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연 1.75%로 낮췄다.
이로 인해 가계부채가 1100조원에 육박하면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미국이 올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로 위축된 소비와 투자심리를 개선하는데 다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걸지만 경기에 도움되는 것 보다는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부진의 원인이 유동성 부족으로 소비나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데 따른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가 소비와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것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72.95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었다. 기업들도 사내에 유보금을 천문학적으로 쌓아놓고도 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의 지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7.1% 줄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안타깝게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기업의 투자와 국민의 소비가 미약한 원인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른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