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IFRS4 2단계 "적응 속도가 더 중요"

조세일보·재무인포럼 주최 토론회  

"빅뱅이 이뤄지는 만큼 계층별 소통 활발해져야"

"보험업계 미치는 영향 크지 않을 수도" 반론도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적용과 관련해 효과와 영향을 분석하는 일 보다는 얼마나 신속하게 디자인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조세일보와 재무인포럼이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IFRS4 2단계 적용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보험업계의 IFRS4 2단계 도입을 위한 준비작업은 신속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신상만 교보생명 상무는 "1단계를 도입할 때처럼 일부 부서의 협조만으로는 빠르게 적응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업계의 의식 변화가 필요한 빅뱅이 이뤄지는 만큼 계층별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질 필요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시스템 구축을 위한 베이스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단 수평적 계층 즉, 관련부서 등에서 얼마나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등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승경 공인회계사회 연구위원도 이에 동조하면서 "IFRS4 2단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전면 도입을 진행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2단계 적용 시 보험상품 개선될 듯=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2단계는 회계기준만의 변경이 아니다"며 "보험부채 평가만이 아니라 수익과 비용, 사업비 이연, 재무상태, 손익 등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 부원장은 개별 기업이 2단계 도입으로 인한 재무적·비재무적 영향을 분석해 상품 개발, 판매, 유지, 자산운영 등 각 부문별로 대응 전략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했다. 

피터진 한국보험계리사회 회계기준위원회 위원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IFRS4 2단계를 적용해 상품을 개발하면 영업방식에 영향을 주게 돼 최종적으로 상품 자체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계기준 자체의 변경은 상품자체의 특성이나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손익을 인식하는 시점 등 회계기준과 제도의 변경을 반영해 상품을 개발하면 영업방식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상품자체가 개선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이렇게 개선된 상품은 손익과 특성이 바뀌도록 영향을 줄 것이라고 피터진 위원은 예상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발표예정인 IFRS4 2단계 최종기준서가 보험사의 경영관리에 미치는 영향으로 ▲상품개발 및 영업방식 ▲재무·계리 ▲리스크관리 ▲자산운용 ▲감독제도를 꼽았다.

임창원 한국보험계리사회 부회장은 "변액보험과 금리연동형보험에 과도하게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하거나 건강보험의 보험료를 과도하게 낮게 책정하는 관행, 또는 장래의 급격한 위험율 상승 가능성을 무시하고 100세까지 확정요율을 적용하는 현재의 관행은 IFRS4 2단계를 도입하는 회사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보험사가 일부 상품의 판매로 큰 손실을 보게 됐을 때, 그 손실이 다른 선량한 계약자들에게 전가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최저보증이율이나 위험율, 갱신계약조건 등 보험사가 헤지할 수 없는 위험들을 과도하게 인수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IFRS4 2단계 도입 영향 크지 않을 수도"=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했을 때 자본의 변동성이 커지고, 상품 설정이 힘들어 질 것이라고 보는 등 한 쪽으로 치우친 시각은 좋지 않다"며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장기부채의 시가평가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보험사의 판단이 단기·투자형 상품 등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보험상품에 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가야하는지도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상품이 넘쳐나는 보험산업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험사 스스로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세환 회계기준원 실장은 '2단계 도입 시 전환규정'과 관련해 "보험계약의 최초 인식 시부터 2단계 전환시점까지의 할인율 변동 효과를 기타포괄손익 또는 이익잉여금에 반영해야 한다"며 "과거 시장 금리 자료가 없어 신뢰성 있는 할인율을 소급해서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회계기준원은 2단계 최초 적용 시의 이슈를 IASB에 제기하고 계약상 서비스 마진을 공정가치법을 이용해 추정하는 경우 전환일의 할인율을 최초 적용 할인율로 간주하는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감독체계에 대해 이창욱 금융감독원 보험상품총괄팀장은 "2단계 도입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금융당국의 첫 번째 과제"라며 "감독체계를 타이트하게 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이며 보험사는 2단계 도입에 대한 상담을 받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기순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보험건전성에 대한 선진화 로드맵을 예정대로 가져가고, 자산운용에 대해서도 자율성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며 "자산과 부채간의 듀레이션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경영과 상품 전략의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가입 시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상품계약 내용을 충분히 이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정부도 제도적 지원을 충분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정홍주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2단계 도입은 오랜 시간 준비했고, 실보다 득이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앞서 판단했을 것"이라며 "도입의 원래 취지를 잘 살려가면서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미리미리 준비하는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