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새 비서실장 이병기 국정원장 내정…'파격' 발탁

정무특보 주호영·윤상현·김재원…靑-내각, 친박 현역 총 9명 '완전체' 구축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에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을 내정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외무고시 8회로 공직에 입문해 대통령비서실 의전수석과 주일본대사, 국가정보원장 등을 거친 분"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제관계와 남북관계에 밝고 정무적인 능력과 리더십을 갖춰 대통령비서실 조직을 잘 통솔해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해 대통령을 원활히 보좌하고 국민들과 청와대 사이에 소통의 길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장관급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갖는 국정원장을 대통령 비서실장에 전격 발탁한 것은 파격적 인사로 평가된다.

특히 이 국정원장이 지난 해 세월호 참사 후 임명되어 임기가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비서실장에 선임된 것은 그만큼 비서실장 인선을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현명관 한국 마사회장이 유력하게 비서실장으로 거론되었다.

또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국회와의 불통 등을 이 신임 비서실장이 얼마나 해소시킬지 관심이 주목된다. 하지만 그동안 국정원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전력과 국회의원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김 전 비서실장의 스타일이 그대로 계승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이병기 국정원장 후임에는 이병호 전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을 내정했다.
 
이에 대해 "이병호 국정원장 내정자는 26년 간 국가정보원에서 국제국장과 2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관련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하고 주미공사, 주 말레이시아 대사 등을 역임해 국제 관계에도 정통한 분"이라며 "강직하고 국가관이 투철하며 조직 내에 신망이 두터워 국가정보원을 이끌 적임으로 판단하셨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홍보수석비서관에 김성우 현 대통령 사회문화특별보좌관을 발탁했다.

민 대변인은 "김성우 신임 홍보수석은 SBS 정치부장과 보도국장, 기획본부장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으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을 4년 역임하는 등 언론계 신망이 높고 기획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분"이라며 "앞으로 청와대와 국민들 간 소통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무특보에 새누리당 주호영, 김재원, 윤상현 의원을 임명했고, 홍보특보에는 김경재 전 의원을 내정했다. 

정무특보에 현역의원을 세 명이나 임명한 것은 국회와의 소통을 강화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주호영 의원의 경우, 이완구 국무총리가 원내대표로 재직할 당시 정책위의장으로 함께 박근혜정부 정책을 정부와 조율해왔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특임장관으로 재직했던 '정무통'이다.

윤상현, 김재원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 핵심 의원으로 친박계 원내지도부였던 최경환-이완구 원내대표 체제에서 각각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 집권 3년차 내각과 청와대는 '박근혜 친위체제' 완결판이 될 전망이다.

지난 17일 내정된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현역의원 출신 국무위원은 이완구 총리를 비롯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 총 6명이 된다. 여기에 정무특보 3명이 모두 현역의원이 되면서 내각과 청와대는 '친박 친정체제'로 탈바꿈하게 된다.

한편, 여당 지도부는 비박계 인사가 주축이 되면서 '친박 대 비박'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