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총 14건 전산사고 발생
김승남 "IT 인프라 중심 투자방식 원인"
농협중앙회의 예산이 개인정보보안강화에는 단 2.2%만 책정됐으며, 개인정보DB암호화에는 전혀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를 통해 "지난 2010년 이후 지금까지 농협관련 전산사고가 매년 3~4건씩 발생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시스템 보안 대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농협의 지속가능한 전산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IT 인프라 투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3·20전산대란의 대응방안으로 2155억원의 예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노후전산장비 교체와 증설, 방화벽 신규구축, DDoS 대응시스템 구축 등에 213억원(9.8%)만 집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통합IT센터(3200억원)를 포함한 7600억원을 오는 2016년까지 투자해 국내 은행권 최고의 IT 인프라와 보안시스템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통합IT센터는 새로운 건축공사로 설계·건축·감리 1302억원, 기계설비·전기·통신공사 1898억원, 별도의 토지매입비용 595억원을 포함하면 총 3759억원이 든다.
또 농협이 최고 보안수준이라고 자처하는 7600억원 중 개인정보보안강화에 책정된 예산은 172억원에 불과하며, 현재 집행된 금액은 26억원 가량이다.
사용된 내역을 살펴보면 외부용역개발자용 전산기기 9억원, 정보보호구역설치 17억원 뿐이다. 심지어 7600억원 중 개인정보DB암호화에 투자된 예산은 전혀 없었다.
농협은행 정보보호예산의 경우에는 지난 2012년 1103억원을 편성해 실제 976억원을 집행했으며, 지난해에는 406억원을 편성해 197억원을 집행했다.
집행된 금액도 경비예산을 제외하면 지난 2012년 887억원, 지난해 125억원, 올해 현재까지 15억원 정도다.
즉, IT 인프라 투자는 대규모로 진행하면서 정보보호예산 집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총 180건의 정보보호투자가 외부 발주됐다.
이 중 64%가 수의계약이고, 가장 일반화돼 있는 VPN(가상사설망)과 VTL(데이터 백업 장치)은 두 업체가 지금까지 366억원 규모를 독점하고 있었다. 모든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일반경쟁입찰의 경우는 180건 중 46건(25%)에 불과했으며, 서버와 통신장비가 거의 전부였다.
김 의원은 "농협전산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IT예산이나 인력·인프라가 부족하기보다는 정보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특정업체 중심의 사업발주가 만연돼 내부통제기능을 강화해야 할 IT 담당자들의 관리능력이 약화되는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