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해외서 교포 위주 영업…현지화 지표 역주행
국내 은행의 해외 영업점들이 수년째 교포 상대 영업만 하며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외국의 금융사들이 국내에 진출해 한국 회사들과 경쟁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국외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은행의 해외 영업점들이 현지 토착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국내 기업과 교포들을 상대로 손쉬운 영업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8년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해외 영업점이 현지 밀착 경영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현지화 지표 평가'를 도입했다. 그러나 평가 등급이 해마다 제자리걸음을 걷자 금감원은 평가 기준을 오히려 완화해주며 성적이 겉으로 좋아보이도록 했다.
종합 평가 등급은 2008~2011년 계속해서 3등급을 기록했다가 2012년 2등급으로 한 단계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변동 없이 같은 2등급을 기록했다.
2등급으로 상승한 2012년 9월 금감원은 현지화 평가의 변별력을 제고하고 초국적화 지수 적용 기준을 현실화한다는 이유로 일부 지표의 등급 구간을 조정했다.
만일 평가 기준을 변경하지 않았다면 등급이 상향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김기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평가 결과가 개선되지 않은 것은 금융 당국의 책임이 크다. 강제성이나 페널티 없이 형식적으로 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금융 당국이 틈만 나면 은행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내놓은 대책들 대부분이 허울 좋은 구호에 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