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위반부터 생떼·담합 등 비판 쇄도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ING생명이 국정감사에서 혼쭐이 났다.
16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기홍 ING 부사장은 이날 여러 의원들로부터 "약관에 나와 있는 데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정당치 않다"면서 "생떼를 부려 계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법부와 행정부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견해가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일치하고 있는데 왜 지급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부사장은 "약관의 문구 해석과 관련, 학계와 법원 간에 차이가 있어 객관적인 법계 판단에 의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김 의원은 "특약을 정해 놓고 실제로 해당 사건이 벌어지자 앞으로 지급해야할 금액이 많아져 생떼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부사장은 "약관문구 해석의 경우는 법률적 지식이 많지 않아 말하기 어렵다"면서 "법리적인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똑같은 답변에 김 의원은 "입장을 바꿔 피보험자가 이 같은 일을 당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당연히 약관대로 하라고 하지 않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부사장은 결국 답변을 하지 못 하고 침묵을 지켰다.
김 의원은 지난달 23일 생명보험협회의 연락으로 보험사 임원들이 모임을 가졌던 것을 언급하며 회의를 통해 보험사별 대응방안 담합이 있었는지 재차 확인했다.
이 부사장은 작은 목소리로 "당시 모임에 김창기 ING 상무가 참석했으나 회의를 통해 결정된 것은 없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생보협회에서 소집해 김 상무가 갔는데 회의에서 뭘 했는지 보고를 못 받았느냐"면서 "이 부사장은 부사장이 정말 맞느냐"고 물었다.
이어 "종합감사 때는 사장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기보험을 판매해 놓고 돈을 주기 싫어서 저러는 것"이라며 "법적 판단 나오기 전까지는 잘못한 것이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부사장은 "내가 말할 직책이 아니다"고 답변했다가 오히려 이 의원에게 "부사장이 그 위치가 아니면 누구냐"며 된서리를 맞았다.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보험사는 약관상 실수라고 주장하는데, 이미 수천건을 팔아놓고 몰랐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약관도 자신이 만들었고, 파는 것도 자신이 팔았으면서, 이제 와서 여러 이유를 대는 것은 금융사 스스로 신의를 무시하는 사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보험사들이 고객을 기만하고 배짱을 부리면 금융사로서 자격을 박탈하고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자살보험금은 당연히 줘야 한다"며 "왜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지 나머지 보험사에 대해 검사를 해 관련자들을 엄격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송을 임의적으로 관리할 순 없지만 피해자들에게 당초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