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피싱사기범 수법 못 따라가
지난해 피싱사기(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이를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16일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피싱사기 피해금액은 136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886억원에 달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특히, 전통적인 보이스피싱의 경우는 그 피해금액이 5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급증했다. 파밍과 메모리해킹, 스미싱 등 신변종사기의 피해금액도 300억원으로 45% 증가했다.
이에 이 의원은 "최근 사기수법이 지능화되면서 피해가 확대돼 기술형 범죄에 대한 예방대책이 강화되자 전통방식으로 회귀하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많은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피싱사기가 계속 급증하자, 금융당국의 정책이 피싱사기범들의 고도화된 수법을 못 따라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갈수록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피싱사기에 대한 피해금의 환급률은 낮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1인당 피해금액은 1050만원으로 전년 동기 800만원보다 31.7% 증가했지만 1인당 환급액은 125만원으로 전년 동기 136만원보다 8.4% 감소했다.
피해금액 대비 환급률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2012년 20.1%, 2013년 14.6%에서 올해 상반기 11.9%로 크게 감소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대포통장과 관련해서도 전혀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이 의원에게 제출한 '대포통장 개설이후 지급정지일까지 소요기간'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피싱사기에 이용된 계좌 5302개 중 2842개(54%)는 계좌개설일 이후 지급 정지일까지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이에 이 의원은 "피해금 환급율이 10%대에 불과한 전기통신사기 특별법은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며 "피싱사기를 막으려면 대포통장에 대한 발급실태를 철저히 관리감독 해 사기계좌로 입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국회에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지연이체제' 도입근거를 마련했으나 이용자가 미리 신청을 해야 하는 등 그에 따른 이용불편 문제가 있어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