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판결 받은 공무원도 대형 법무법인 취업
금융위원회 퇴직자가 금융 업계에 재취업하는 관행이 비판을 받으면서 신제윤(사진) 위원장이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제윤 위원장은 "앞으로 좀 주의하도록 하겠다. 일률적으로 안된다 하기 보다 과거 금융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혜택을 받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 업계에 실제로 재취업한 사례에 대해서는 "정부의 조치가 있기 이전에 나가신 분들이고 민간에서 특별히 모셨다가 3년 근무 후 다시 민간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다.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은 "금융위 퇴직자가 금융회사뿐 아니라 대형 법무법인에 가는데 저축은행 부실 사태 후 금융감독원 임원이 금융회사 감사에 재취업을 전면 금지 받은 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고 질타했다.
유의동 의원 조사 결과, 2009년부터 올해 9월까지 금융위 4급 이상 퇴직자 중 14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전체 4급 이상 퇴직자는 35명이다.
문제는 이들 중 10명이 우리종합금융, 삼성화재, KT캐피탈, 우리투자증권, IBK캐피탈, 신영증권, 한국자금중개 등 금융위의 관리 감독을 받는 금융회사 및 금융기관에 재취업했다는 사실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고위 공무원은 퇴직일로부터 2년 동안, 최근 5년 이상 근무한 부서와 관련 있는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이들에 대해 '취업 가능'하다고 승인하거나 '대상 아님'으로 분류하는 경우에는 취업이 가능하다.
유의동 의원은 이에 대해 "전형적인 자기 식구 감싸기 행태이다"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위 퇴직자들은 SK C&C, 두산 등 대기업과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율촌 등 대형 법무법인에 재취업하기도 했다. 심지어 저축은행 뇌물 수수 혐의로 법원의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 대형 법무법인에 취업한 사례도 있다.
유의동 의원은 "금융위가 금감원의 감사 재취업을 금지시켜놓고, 정작 자신들은 금융기관에 재취업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KB금융 내분 사태에서 보여지듯 고질적인 관치금융은 금융회사의 경영 불안 및 경쟁력 약화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