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권 대출 증가로 부채의 질도 악화 우려
박병석 "LTV·DTI 완화, 전세값 상승·가계부채 증가 부추겨"
지난 8월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에 나선 이후 두 달 만에 가계부채가 11조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권 대출이 3조원 가까이 증가하는 등 부채의 질도 악화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TV와 DTI 규제 완화 등 대출을 늘려 부동산 경기를 띄우겠다는 정부의 당초 목표 달성은 미미하지만 전세값 상승과 가계대출을 늘리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규제 완화가 적용된 8월과 9월 각각 5조5000억원의 가계대출이 증가해, 총 11조원이 늘었다.
이는 올해 7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액 평균 2조8000억원의 96%의 상승세다.
또 8월 은행권 대출이 늘면서 일시적으로 줄었던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9월에는 규제 완화 조치 이전보다 20%나 늘었다.
금융위는 지난 8월 26일 가계부채를 점검해 규제 완화 이후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신규 수요를 은행권이 일부 흡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금융위 발표 한 달 만에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박 의원은 "9월 한 달의 제2금융권 대출 증가 규모가 규제 완화 조치 첫 달인 8월의 2배를 기록하는 등 부채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며 "금융위 판단은 한 달 만에 효력이 다했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하락 속에서 가계부채 총량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부채의 질도 악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박 의원은 또 "정부는 규제가 완화되면 부동산 거래가 늘고 전세가격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전세가격은 계속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감정원의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8월 이후 가계대출이 증가했음에도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0.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경제상장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가계부채 총량 증가와 부채의 질 악화는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며 "DTI 규제 완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