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금융권 수장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생각"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와 관련해 관피아와 정피아 문제를 제도적으로 막지 못하면 제2의 KB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낙하산과 관치, 관피아, 정피아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제2의 KB사태는 제도적으로 막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산업 발전과 금융지주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권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없애고 금융회사를 시장 자율에 맡기겠다는 의지가 필수라고 강조한 것이다.
박 의원은 "KB사태는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서로 다른 정치적 배경을 가진 낙하산 CEO들의 충돌과 제재의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오락가락한 금융당국, 사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책임져야 할 이사회의 무책임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KB금융 지배 구조 문제에 대해 ▲CEO의 잦은 교체로 인한 임직원의 줄서기 문화 ▲지주회장과 은행장 간의 갈등 ▲이사회 역할과 책임성 미흡 ▲지주회장의 부당한 월권적 자회사 경영 등으로 진단했다.
박 의원은 "정치적 파워게임에서 승리한 인사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낙점시키는 구도였기 때문에 정부 지분이 1%도 없는 상황에서도 사실상 청와대가 KB금융지주 CEO를 임명하는 문제가 반복됐다"고 덧붙였다.
제2의 KB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금융권 수장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관행을 혁파하는 의지가 필요하고, 금융당국은 은행 CEO들의 임기 보장과 책임성 강화, 사외이사의 역할과 금융지주의 지배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이번 사태가 낙하산 인사로 인한 잦은 CEO 교체와 장기비전 없이 표류하는 금융사, 제재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훼손한 감독당국, 책임지지 않는 이사회의 반복된 구조를 혁파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정치권과 금융당국, 이사회 등이 강력한 재발 방지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