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부실 공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새정치 민주연합) 의원은 한국거래소의 업무가 기업 편향적인 반면 투자자 보호에 소극적이라며 질타했다.
최근 KB금융그룹의 경영진 내분 사태는 금융의 신뢰를 바닥까지 추락시킨 사건으로 비판 받고 있다.
KB 사태의 경우 금융 당국 제재심의위원회 결과와 회장, 행장의 사임 등 사건의 전말이 외부로 공개됐으나 실제 공시된 시기는 10월 1일 대표이사 변경에 따른 안내 공시뿐이다.
현대자동차가 주주의 이해와 무관하게 회장의 지시에 따라 거액의 부동산을 인수한 사실도 지난 9월 18일 낙찰 금액만 공시됐고 이후 9월 26일 인수 금액 및 회사별 부담액이 공시됐다.
효성그룹의 경우 분식회계가 드러나며 임원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임 권고 조치를 받았지만 이러한 사실이 공시되지 않았다. 효성은 검찰에서 기소한 혐의에 대해서만 공시해 분식회계 규모가 1800억원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1조3000억원에 달했다.
동부그룹도 지난해 자구 계획과 관련해 인천 공장을 매각하는 내용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측에 제출했으나 이와 관련 구체적인 사항을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한 후 지키지 않았다.
김기식 의원은 "주식시장에서 거래소의 기능은 매매 체결 못지않게 투자자 보호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시장 감시와 함께 정보를 공시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상장 불가 사유가 됐을 심각한 문제가 일단 상장하고 나면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상장 요건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위반 시에는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