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효과, 이자비용 감소보다 이자소득 감소가 더 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8월 1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연 2.25%로 0.25% 낮춘 바 있는데 이 같은 금리인하 결정에는 경제현실을 잘못 파악한 오기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 후 이주열 한은 총재가 전격적인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책에 화답을 했지만 여기에는 5가지 잘못된 정책판단이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사진)은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잘못된 정책판단에 대해 5가지 항목으로 나눠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정부에서는 금리가 내려가면 경제주체의 이자 부담이 줄면서 가계소비가 늘어난다고 봤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가 대출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하는 이자비용은 연간 2조8000억원 감소한 반면 가계의 예금·적금 이자소득 감소액은 연간 4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한마디로 이자비용 감소분보다 아지소득 감소액이 더 높게 나타나며 오히려 가계의 소득에는 마이너스 효과가 난다는 주장이다.
또 박 의원은 금리인하와 가계부채 악화는 연관성이 없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은 1월에서 3월까지 평균 1조원대. 4월에서 7월까지 평균 2조2000이 증가했는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8월에만 4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소득을 늘려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허구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가계부채는 연평균 8.7%가 증가하고 있고, GDP 증가는 전년대비 4.2%, PGDI(국민총처분 가능소득)는 3.8%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득이 가계부채 속도를 따라 잡기에는 버거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위축으로 우리나라 내수경제가 어렵다는 말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소비자심리지수는 9월에 107을 기록하며 과거 평균적인 경기상황보다 좋다고 보고 있는데 국민처분가능소득의 경우 개인부문이 2011년 7% 하락하고 법인부문은 같은 해 223.6%가 폭증하는 모습을 봤을 때 경제구조적인 측면이 좀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다는 것도 사탕발린 말에 불과하다고 봤다.
고소득층의 부채 증가 요인 중 약 40%가 부동산 구입 때문이며, 이들 대출이 부동산 투기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자에게 빚을 권유해 경기부양을 하는 것은 부자들에게 그 혜택을 주겠다는 전형적인 1% 정책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IMF 이후 가계에 불리한 정책이 누적되고, 기업과 가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등 소득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한은은 중앙은행으로서 성장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적정한 통화정책으로 소득양극화를 해소하고 공정한 경제가 하루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