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물러가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감기와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이로 인한 기침, 재채기, 콧물 등은 환자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고 심한 경우 각종 척추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평소 허리가 약한 사람은 기침과 재채기로 허리까지 욱신거리고 찌릿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단순 요통일 수도 있지만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정호준 해운대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땐 배에 힘이 들어가 복압이 상승하고, 앞뒤로 강하고 빠른 반동이 발생해 허리와 추간판(디스크)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된다”며 “허리근육이 약한 사람은 근육이 수축되고 인대가 경직되면서 허리통증이 유발되고 허리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환자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심하게 하다가 척추뼈가 부러지는 척추압박골절을 주의해야 한다. 60대 이상 노년층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골다공증의 발병위험이 높다. 이들은 골밀도가 낮기 때문에 가벼운 외상에도 뼈가 쉽게 부러진다.
척추압박골절이 생기면 허리는 물론 등까지 심한 통증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렵다. 또 찌그러진 척추뼈로 인해 몸이 앞으로 점점 굽고, 주변 척추뼈까지 연쇄적으로 부러질 수 있다.
특히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뼈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지 않아 골밀도가 감소하고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정 원장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땐 배에 미리 힘을 주고 몸을 앞으로 살짝 움츠리거나 무릎을 약간 굽혀 척추에 가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며 “골다공증 환자나 폐경기 여성은 칼슘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챙겨먹고 걷기나 달리기 등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자에 앉아서 재채기를 할 때 무릎을 손으로 잡으면 척추로 가는 충격이 대폭 줄어든다. 서 있을 땐 한쪽 손으로 벽이나 책상을 짚는 게 좋다. 또 입을 크게 벌려 재채기를 하면 척추에 가는 부담이 줄어든다.
기침 증상이 심하면 척추결핵의 발병위험도 높아진다. 이 질환은 호흡기를 통해 들어온 결핵균이 폐나 임파절에 잠복하고 있다가 혈액을 타고 척추관절에 파고들어 발생한다. 척추는 구조상 다량의 혈액이 통과하므로 결핵균이 침입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주요 증상으로 허리통증, 식욕부진, 미열, 전신피로, 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 원장은 “척추결핵을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결핵균이 추간판과 뼈를 녹여 척추뼈가 서로 붙게 되고, 이런 경우 신경이 압박받아 자칫 하반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헬스오 박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