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석훈 "증세라고 보기 어려워…왜곡된 세제 정상화하는 과정"
野 "서민에게만 세(稅)부담 폭격, 전국민적 조세저항 부를 것"
정부의 급작스런 담뱃값, 주민세, 자동차세 등 지방세 인상으로 서민들에게 '세금폭탄'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수부족 사태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 불가피성을 정부가 인정하면서도 세원비중이 높은 직접세 대신 대다수 국민들이 소득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내는 간접세를 인상해 '꼼수증세'라는 비판이다.
이에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증세논란을 예의주시하며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다. 당 지도부에서는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만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역민들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기획재정위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훈 정책위 부의장은 15일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첫 회의에서 담뱃값과 주민세 등 증세논란에 대해 "왜곡된 세금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정부의 입장을 대변했다.
□ 與지도부 '증세논란'에 "왜곡된 세금 정상화 과정"…당내선 '신중론' = 강 부의장은 '왜곡된 세금의 정상화' 의미를 묻는 기자에게 "주민세 등은 20년간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을 감안해야 한다"며 "자동차세도 그리 오르지 않았다. 물가상승에 맞게 정상화해줘야한다. 적극적 증세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격적인 증세라고 하는 것은 부가세와 소득세, 법인세 등이 전체 세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이런 큰 것들에 대해 증세라는 표현을 하는 게 적절하다"며 "자동차세와 주민세, 담뱃세 등은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운영됐던 세제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집중된 '세금폭탄'에 대해 당내 의원들은 민심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노근 의원(서울 노원갑)은 이날 아침소리 회의에서 "(지방세 인상이) 서민에게 부담을 준다고 하잖나. 국세분야도 올려서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 (국세를) 안올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완영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도 "지역 군 단위로 가면 어르신들이 많다. 젊은이는 끊을 사람이 많은데 담뱃값을 올리면 어르신들은 절대 못 끊는다"고 지적했다.
대구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나 담뱃값에 국세인 개별소비세 항목이 신설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없는 세목을 새로 만드는 게 바로 되는 게 아니다"며 "더욱이 담뱃세 내역의 지방세를 줄이고 국세를 신설하면 지자체에서 가만히 있겠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한 경제통 의원도 주민세 등 지방세 인상과 관련해서 "서민고통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국회 논의과정에서 검토되지 않겠나"라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 野 "서민증세 무차별 폭격, 부자감세 철회 먼저…국민적 조세저항 직면할 것" =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 역시 정부의 담뱃값, 지방세 인상안에 대해 거듭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며 '부자감세' 철회를 주장했다. 특히 기획재정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관련 법안 처리를 막아낼 것을 천명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서민에게만 세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며 담뱃세 인상에 개별소비세가 신설되는 것과 관련해 "담뱃세의 기본 성격이 지방정부 재원에서 중앙정부 재원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왜곡된 세제의 정상화 과정'이라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야당 간사인 윤호중 의원은 "기재부에서도 증세가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부인을 못하고 있다. '사실상 증세'라고 하는데, 새누리당 의원들이 안일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당 관계자는 "지금 MB때 부자감세로 세수부족 사태가 난 것인데, 부자감세를 철회하는 게 먼저"라며 "아무런 국민적 논의 없이 발표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회 기재위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국민 부담을 증가시켜놓으면서 증세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지금 '우회증세', '간접증세', '서민증세'라고 하는데, 부자들 세금 깎아줘서 생긴 세수부족과 재정위기를 서민들 돈 걷어 메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간접세 저항은 모든 국민이 내는 것이어서 직접세 저항보다 적어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인데 특정세력 조세저항을 피하려다 오히려 전 국민적인 조세저항을 부를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