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이 모자라' 경제정책통 안.종.범.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Q. 최근 국회 기재위에서 종교인 과세문제를 본격 논의했지만 기재위 파행으로 진척이 안됐다. 또한 국회가 다시 열려 논의가 된다고 해도 종교인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종교인 소득에 대한 세법상 정의부터 보완하고 소득세원 자체를 어떻게 발굴하고 과세할지에 대해 구체화해야 한다. 세원 노출도 종교마다 다르니 보완하면 다음 회기에는 종교단체도 큰 반발 없이 지나갈 것 같다. 올해 세법 개정이 이뤄지는 것을 목표로 하면 내년부터 과세하게 될 것이다. 시작 단계에서 부작용 없이 하는 게 좋기 때문에 늦더라도 더 준비를 했다고 봐야한다.

Q.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담긴 수위 높은 발언으로 정부 당국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투자활성화를 위한 최적의 정책방향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규제완화에 대한 정부 등의 인식이 여전히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몇 십 년 째 규제개혁위원회가 총리실에서 담당하고 하는데 잘 안 되고 있다. 규제 문제로 기업이나 중소상공인, 서민들의 불만도 많다. 규제를 하나하나 건수 위주로 하는 시대는 지났다. 규제개혁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해서 '규제 네거티브제'를 내세웠다. 이는 필요한 것은 빼고 원칙적으로 규제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규제 총량제나 규제 일몰제 등 여러 가지를 추진할 예정이다.

핵심은 규제개혁 자체를 대통령이 나서서 챙기고 성과를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17일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주재했으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챙길 것이다. 대선 당시 '손톱 밑 가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민관 규제개혁 위원회를 설립하고 당에서는 내가 맡아 손톱 밑 가시 특위를 구성했다.

지난 해 8월부터 접수한 사례들을 검토해서 해당 부처와 심의, 50건 정도를 해결했다. 시행령이나 정부 제도를 행정적으로 바꾸고 예산을 반영했다. (이번에) 당내에서도 규제개혁 특위를 구성했다. 어느 정부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규제를 뿌리뽑을 것이다.

Q. 지난해 8조원 이상의 세수가 부족 징수되는 등 세수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세수상황 역시 지난해 못지않게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 없이 현재의 재원 지출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경우 국가 재정이 파국에 이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세수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은데…

=2013년 세수가 상당히 문제가 돼 어려움을 겪었다. 원인은 두 가지다. 2012년 당시 2013년 경제 예측이 너무 낙관적이었다. 중간에 추경을 했음에도 나중에 상당히 어려웠다. 또다른 이유는 작년 경기가 상반기까지 안 살아났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8월 이후 세수가 더 걷히면서 상황이 호전됐다.

올해 2014년도 세입예산은 그 전보다 훨씬 더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예측한 성장률보다 2~3% 더 성장하면 작년 같은 문제는 안 생길 것이다. 규제개혁이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창조경제 등 작년에 시작했던 것들이 가시적으로 성과가 나올 것이다. 대외적 여건에 미리 대처하면 더 좋아질 것이다. 

Q. 소득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세제가 기능해야하는 거 아닌가 싶다. 이 문제는 다음 대선에도 나올 문제인데, 포퓰리즘으로 가기도 쉽고 여당이든 야당이든 글로벌 기준에 맞게 조세정책을 세워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인 세제플랜도 굉장히 중요한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회 기재위 내에 조세개혁특위에서 간사를 맡고 있는데 중장기 시각으로 조세 선진화를 논의하고 있다. 비과세 감면 정비나 금융과세는 물론 소득 공제 제도를 저출산 시대에 맞춰 여성경제활동 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려 한다. 예를 들면 소득세 과세 단위를 개인단위에서 개인과 부부 단위로 선택하게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선진국은 부부로 할 때는 소득세 구간을 낮춰 부담을 줄여준다. 소득세도 이젠 잦은 세율이나 세율 구간을 건드리는 것보다 물가연동으로 해야하고, 소비세 구간 조정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세계에서 제일 많이 세법 개정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조세가 예측 가능해야 하고 그것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잘 적응해 불만이 없어야 하는데 워낙 자주 바뀌니 기업이든 근로자든 경제활동에 지장이 많다. 그래서 지난해 국세기본법과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세제개편을 중장기적으로 하자는 것인데, 3년 이상의 세제개편 기본계획을 제출하도록 국세기본법에 담고 국가재정운영 계획을 5년 단위로 내는데 그에 맞춰서 세제도 맞춰서 하자고해서 개정했다.

아울러 비과세 감면 입법이 많은데, 어떤 게 비과세 감면이 되는지 사전 검토가 없다.  이에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서 비과세 감면 등을 할 때 사전평가서를 제출토록 하고 사후 평가서도 내도록 했다. 의원입법의 경우는 사전에 예산정책처가 평가하고 정부입법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검토하도록 했다. 때문에 앞으로는 무분별하고 일관성 없는 세법이 정비가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소득세의 경우 제일 큰 문제가 과세자 비율이 굉장히 낮다는 것이다. 그 원인 중 하나가 지나치게 소득공제 위주로 세제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동일한 경비를 지출해도 고소득층이 더 이익을 보는 것은 바꿔야 한다.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꾼 것은 세계적인 방향이다. 이는 중산층의 세부담이 강화돼서 조절한 것이다. 영국, 캐나다 등에서도 최고세율을 인상하고 고소득층 세금으로 역할 분담을 했다. 때문에 우리도 고소득자들의 일시적 세금증대는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일관성 있게 가야하니까 소득세의 경우는 장기적으로 면세점을 낮추면서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형평성도 재고하고 최저소득계층은 근로장려세액(EITC)을 더 확대해 보완하고 금융부문 과세에 미진한 부분은 세계적 추세에 맞춰서 과세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법인세의 세계적 추세는 비과세 감면을 대폭 축소하고 임시투자세액공제도 없앤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도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고 세율은 인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근로소득자에 대한 원천징수와 관련해서 세율은 적게 떼고 적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국세청이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