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인구 전체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최대 규모의 보안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수준의 정보 보호 대책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금융위원회 등 주요 정부 부처들은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향후 금융거래 시 개인 정보 제공을 줄이는 동시에 사고가 발생한 금융회사에 최고 형벌을 내린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상반기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켜 올해 말부터 오는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관련 법안들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금융회사는 정보 수집을 최소화하고 보관 기간을 5년으로 단축한다. 주민등록번호는 최초 거래 시 제공 받되 키패드(key pad)를 이용해 암호화한다.
또 현재 이용자들은 금융거래를 하려면 30~50개에 이르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6~10개 정도로 줄어든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직업, 국적과 같은 기본 정보들이다. 소득과 같이 사적인 정보의 경우 세제 혜택 금융 상품을 가입할 때가 아니면 제공할 필요가 없다.
영업 목적의 전화에 고객이 수신 거부를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된다.
아울러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금융회사는 징벌적 과징금을 도입, 형벌과 행정 제재 기준도 상향한다. 예컨대 과징금은 정보 관련 매출액의 3%, 정보 유출 사고 시 50억원 한도로 부과된다. 형벌은 10년 이하 징역으로 상향된다. 보안 대책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금융회사는 과태료 한도가 6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많아졌다.
정보 유출 금융회사는 6개월 안의 영업정지를 받을 수 있다. 3년 안에 또 사고가 발생하면 허가가 취소된다.
신용 정보를 관리하는 임원의 권한도 강화된다. CISO(Chief Information Security Officer)로 임원 자격이 주어지며 대형 금융회사의 경우 IT(정보 기술) 관련 직위와 겸직이 금지된다.
한편 카드사들은 가맹점 계약을 할 때 IC(집적회로) 단말기 설치를 확인하고, 자금을 모아 영세 가맹점의 단말기 교체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해킹 대응 대책도 강화된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부총리)은 "우리의 일상적인 경제활동은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며 "앞으로 정부는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해 기초를 다시 쌓는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