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폭발적 증가…몸집 키우는 스마트금융
다양한 스마트 서비스 '눈길'…시장선점 경쟁
과거 은행의 수익은 '규모의 싸움'이었다. 은행의 점포수와 총자산 등이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잣대로 통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은 금융환경을 빛의 속도로 바꿔 놓고 있으며, 이제 각 은행들은 스마트금융을 통해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 뱅킹으로 대변되는 비대면채널의 역주는 뜨겁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3년말 현재 국내 17개 국내은행, HSBC, 우체국 고객기준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뱅킹 등록고객수는 전년말보다 55.2% 증가한 3719만명에 달했다.
이처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스마트금융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경쟁은 마치 금융의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 격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조세일보는 하루가 멀다 하고 급속히 변모해 가는 은행권의 스마트금융 현황과 향후 전략 등을 점검해 금융의 미래를 조명해 봤다.
■스마트금융에 사활 건다…조직정비 '이상무' = 스마트금융이 비대면채널의 중심으로 부각되며 주요 은행들은 스마트금융에 사활을 걸기 위해 조직변형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비대면채널 조직 집중화 및 미래채널 전략 강화를 위해 개인고객본부에 소속된 고객마케팅센터를 하위 부서로 흡수한 '스마트금융사업단'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스마트금융 가입고객에 고무된 측면이 크다.
우리은행 스마트금융 가입고객은 2010년 말 약 52만명에 불과했으나 2013년 11월말 647만명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줬다. 이는 불과 3년도 안돼 12배가 넘는 증가세를 보여준 것으로 스마트금융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기존 신사업추진부가 맡고 있던 스마트금융을 e-금융사업부로 일원화시켰다.
기존 신사업추진본부를 책임지던 한준성 본부장을 하나금융지주의 미래금융지원 담당 상무로 승진시켜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미래금융의 발전방향을 모색토록 한 것도 스마트금융 등 신사업채널 강화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1월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새로운 비전 선포' 기자간담회에서 "저희들이 시대를 앞서 가기 위해 전자지갑 등 모바일의 선두주자가 되었듯이 스마트금융 등 최근의 금융흐름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기업은행도 지난 2012년 기존 IT부서에 소속돼 있던 스마트금융 파트를 마케팅본부 소속 스마트금융부로 옮긴 뒤 외부 전문가를 특별 채용하는 등 조직 재정비를 단행한 바 있다.
■내가 바로 '스마트 최강자'…경쟁 '후끈' = 하나은행의 '하나N Bank'는 2009년 12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서비스된 스마트폰 뱅킹서비스다.
당시 하나은행은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돌풍이 국내에 몰아칠 것을 직감했다. 이에 미국 등 해외시장 조사를 통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스마트시대 금융고객의 니즈를 예측해 선도적으로 관련 서비스를 내놔 금융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어 하나은행은 모바일 지급결제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2012년 1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하나 N 월렛'이라는 전자지갑 서비스를 출시해 파란을 일으켰다.
하나은행과 한 지붕 두 가족인 외환은행도 외국환 분야에 특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외환스마트환율' 앱이 2013년 7월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스마트 재테크앱으로 선정되고 '스마트외환카드' 앱이 작년 12월 신용카드 앱 평가순위 3위에 오르는 등 선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0년 4월에 'KB스타뱅킹'이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가입자수가 800만명을 돌파하며 다른 은행들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거래고객을 보유한 국민은행은 전통적인 리테일 분야의 강자답게 지난 2003년 세계 최초로 금융 칩(Chip) 기반 모바일 뱅킹 서비스 '뱅크온'을 개발한데 이어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 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0년 3월 '신한S뱅크' 출시 이후 관련 상품이 판매 증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2013년 11월말 기준 신한은행의 스마트폰 뱅킹 상품 판매 실적은 누적 좌수 약 47만좌로 누적 금액은 약 1조8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2013년 연간 스마트폰뱅킹 상품 판매 실적은 25만6000좌(1조1000억원)로 은행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스마트금융 가입고객은 2010년말 약 52만명에서 2013년 11월말 647만명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출시한 '원터치 알림' 앱은 12월 추가 업그레이드를 통해 출시 4개월만에 이용고객 60만명을 돌파했다.
농협은행은 2013년말 기준 스마트뱅킹 등록고객수는 360만명, 이용고객수는 260만명에 이른다.
2013년에 제4회 소비자가 선정한 품질만족 대상, 2013년 올해의 앱 금융분야 은행부문 대상, 2013 스마트 앱 어워드 이노베이션 대상 등 2년 연속 3관왕을 차지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또 올해 2월 3일 400억원 규모의 e-금융차세대시스템 개발이 완료돼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금융 부문에서 최고의 은행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
기업은행의 스마트금융 서비스인 'IBK ONE 뱅킹'은 2013년 연간 순증 100만 고객을 달성했으며 이를 통해 이용고객 200만 시대를 활짝 열었다.
'IBK ONE 뱅킹'은 올해 1월 현재 302만명이 가입해 220만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82.5%에 달하는 순증율을 보이는 것으로 동년 경쟁은행 평균순증율보다 월등히 높다.
씨티은행은 2010년 5월 '씨티모바일'과 '씨티카드' 앱을 출시했으며, 2013년 4월에는 휴대폰 문자를 통해 유료로 제공하던 계좌 입출금 알림서비스를 스마트폰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스마트알림' 서비스를 출시해 8개월만에 10만 가입자를 돌파시키며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또 2011년 2월에는 국내 최초로 은행 직원의 도움 없이 지점에서 고객이 직접 간단한 신청서 작성 후 통장과 카드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셀프 금융 서비스 '워크 벤치'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브랜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2013년 신개념 스마트폰뱅킹 서비스인 브리즈 뱅킹을 출시했으며, 기본 홈페이지 및 인터넷뱅킹을 전면 개편했다.
개편된 인터넷 뱅킹 플랫폼은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2013년 한해 동안 모바일 뱅킹 활성 사용자수 기준으로 50% 이상 사용자가 증가하는 기록을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