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영업실적 '천당과 지옥'… 안정성 우려

영업이익 등락폭이 -140∼800% 까지 '들쑥날쑥'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상장 정유사들의 1분기 영업실적이 발표되면서 정유업계의 영업이익이 급등락하는 현상이 재현되어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4분기 보다 3배 증가했고 에쓰오일은 9배나 증가한 실적을 보고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의 분기 실적을 보면 작년 1분기에는 각각 3615억원과 4027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으나 2분기에는 SK이노베이션은 1325억원 적자, 에쓰오일은 1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3분기에는 각각 8835억원 흑자, 5197억원의 흑자가 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영업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가격ㆍ판매가격 변화에 따라 영업실적 오락가락...경영안정성 우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영업실적이 이렇게 분기마다 큰 폭으로 변하는 것은 주요 원재료인 원유의 가격과 휘발유 등 상품 판매가격의 변동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두 회사가 영업이익이 감소한 작년 2분기와 4분기에는 수입 원유가격이 13.5%, 10.8%가 상승했고, 영업이익이 증가한 3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원유가격이 19.0%, 2.7% 감소했다.  

영업이익 변동폭이 원유가 변동폭의 10~100배  

이러한 변동 추세보다 더 크게 우려되는 점은 변동폭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작년 2분기 원유가가 13.5% 상승하자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117.9%, 139.8% 감소해 원유가 오름세보다 10배에 가까운 이익하락세를 보였다. 4분기도 원유가 상승폭의 10배에 가까운 영업이익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리고 작년 3분기 원유가가 19% 감소하자 두 회사의 영업이익은 767.0%, 446.4% 증가해 원유가 감소폭의 40배, 23배 증가하는 실적을 거뒀다. 올 1분기에도 변동폭으로 비교하면 원유가 하락세 보다 100배~300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원유가격이 상승할 때 이익이 감소하는 폭 보다 원유가 하락때 이익이 증가하는 폭이 훨씬 더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원유가 등락으로 오히려 정유사들이 더 큰 이익을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원유가격 증감률 및 정유사 영업이익 증감률 (%)

                                                                                    자료 : 지식경제부, 각사 공시자료

정유 4사 모두 영업이익 한 방향...등락폭 차이도 모두 과다 

비상장회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분기실적을 공시하지 않아 분기 추세는 명확하지 않으나 최근 3년간의 연간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과 모두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는 4개 회사 모두 증가세를 보였고 2012년에는 4개 회사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등락방향도 같지만 등락폭도 증가할 때 4개 회사가 30~150% 증가했고 감소할 때는 40~70%의 감소세를 보여 등락폭도 모두 큰 것으로 나타나 안정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유사 연간 영업이익 증감률 (억원, %)  

                                                                                       자료 : 각 사 사업보고서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가에 따라 이익 변동폭이 큰 것은 우리 정유사들 모두가 안고 있는 숙제"라며 "정유시설 투자비용이 워낙 커 사업구조가 정유제품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안정된 이익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윤활기유, 석유화학분야 등 사업을 다각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정유제품은 물론 다각화하고 있는 사업분야의 매출 비중도 커질것으로 예상돼 이익구조도 더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