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작년 소송금액만 3조원 육박

우리금융, 소송액 1조원 돌파 1위 불명예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후 소송건수 2배 껑충

우리·신한·하나·KB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금융소비자 등과 3조원에 육박하는 소송전을 펼치며 '차가운 금융'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금융소비자나 업체로부터 당한 소송건수는 1716건으로 전년인 2011년의 995건에 비해 72.5%가 늘었다.

또 소송금액도 2011년 2조6082억원에서 2조8976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CEO스코어는 이 같은 4대 금융지주의 피소건수 급증이 지주사 간 실적경쟁을 벌이면서 제대로 실사를 하지 않은 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인수합병 지원, 지급보증 등 무리한 경영을 한 결과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주사 중 가장 높은 소송건수와 소송액을 기록한 곳은 우리금융(회장 이팔성)으로 지난해 소송건수는 504건이었으며 소송액은 1조원을 돌파해 1조38억원에 달했다.

우리금융의 소송건수는 전년인 2011년 292건에서 504건으로 72.6% 급증했으며, 소송액은 전년도 7888억원에서 1조38억원으로 27.3% 늘었다.

이어 신한금융(회장 한동우)이 소송건수 425건(전년대비 57.4%↑), 소송액 7544억원(전년대비 3.4%↓)으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하나금융(회장 김정태)은 외환은행 인수 이후 소송이 2배로 껑충 뛰며 증가율면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소송건수는 465건으로 전년도인 167건에 비해 무려 178.4%가 급증했으며, 소송액은 지난해 6997억원으로 전년도 2012억원에 비해 247.7%가 늘어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 줬다.

KB금융(회장 어윤대)은 지난해 소송건수는 322건을 기록하며 전년도 266건에 비해 21.1% 늘었으나 소송액은 지난해 4395건으로 전년도 8372억원에 비해 47.5%가 줄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경우 김모 씨 등 409명으로부터 제기된 분양대금 반환 및 채무부존재 소송(531억원)과 서초세무서의 압류예금 지급 관련 소송(450억원), 경남은행이 2010년 공평1차유한회사로부터 당한 금융사고 관련 소송(650억원) 등이 소송액수를 키웠다.

신한금융은 신호제지 주식의 불법 매각을 사전에 알았으면서도 이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 행사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유로 92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으며, 기업어음 중개관련 하자담보책임(650억원), 위조된 지급보증 책임 관련 소송(436억원) 등에 대한 소송이 진행중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소송 건수와 금액이 지난 2011년에 비해 급격히 늘어났는데 이는 외환은행 인수에 따라 소송을 그대로 물려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이 현대상선으로부터 피소된 3255억워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인수 받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소송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