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도 비판…"MB, 무리수 두고 있어"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특별사면'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청와대는 구체적 사면 명단을 함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멘토'로 유명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절친'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측근 비리 인사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야당은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도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8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까지 나서 "만약 사면이 강행되면 이는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 권한 남용이며 국민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특별사면'을 강행할 뜻을 내비치고 있어 박 당선인과 '신(新)-구(舊)'권력간 대립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이에 여당인 새누리당의 입장은 더욱 난감해지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법무부 사면심사위가 특별사면안을 검토해왔으며, 최근 심의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실제로 특사안은 이 대통령의 결심만 남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새누리당은 공식논평을 통해 "현직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에 사면권을 남용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특별 사면'을 강행할 경우, 새 정부의 출발에 발목을 잡을 수 있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수위도 반대하고 국민여론도 안 좋은데 끝까지 강행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이 대통령이 그 말을 들을 것 같지도 않고...참"이라고 난감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보통 이렇게 반대를 하면 거둬들이는 게 일반적인데,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 "측근 특별사면에 용산참사, 친박 끼워 넣어…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 그는 "결국 이게 박 당선인과 여당인 새누리당에 영향을 미친다. 4대강 문제도 있고 취임 후에 불거질 MB정부의 문제들이 설사 박 당선인과 관계없어도 그런 문제에 대한 국민적 스트레스와 분노는 여당에 쏟아내게 되어 있다"고 염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언론에 보면 사면명단이 다 자기사람 아니냐, 거기에 용산참사 관련자와 친박 몇 명 넣었는데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용히 물러나 주는 게 당선인이나 당을 위해서 좋은 건데...말해 무엇하겠나"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재원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나와 이 대통령 '특별사면'에 대해 "청와대가 국민화합을 위해 사면을 한다면 적어도 천신일씨,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형님인 이상득 전 의원을 제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3명을 위해 백화점의 '미끼상품 끼워팔기'처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스스로 '특별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한 말씀을 뒤집는 것이라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특정인 몇 명을 특별사면하기 위해 벌이는 일이라는 데 대해 국민도 반기지 않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기 측근을 사면하기 위해 마구 휘두르는 식의 권한 행사는 적절하지 않다"고 거듭 지적했다.
■ "역사상 가장 깨끗한 정권이라 하지 않았나…특사 반대 적극적으로 해야" = 정치평론가인 신율 명지대 교수는 난감해진 새누리당을 향해 "더 각을 세워 끝까지 반대를 해서 (특사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대통령 특사 남용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해야한다. 남용하지 못하도록 관련법을 만들거나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이 대통령의 '특사'에 대해 "대통령 본인이 '역사상 가장 깨끗한 정권'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아무리 대통령 임기 말 특사가 있어 왔어도 이건 악습이다. 악습은 없애야 맞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