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IT전문 미디어인 씨넷은 삼성전자가 오는 1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갖기 위해 초청장을 발부했다고 8일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발송한 초청장에는 '작지만 진짜 큰 것 혹은 다른 것보다 똑똑하며 신비한 것이 온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신제품은 갤럭시S3 미니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3 미니는 '갤럭시S3'의 보급형 모델로 아이폰5와 같은 화면 크기인 4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 4.1 '젤리빈'을 채용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는 지난달초 출시 100일 만에 글로벌 판매 2,000만대를 돌파했으며 이번에는 애플 아이폰5와 같은 스펙의 제품을 출시해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유럽은 프리미엄 모델 뿐 아니라 보급형 모델에 대한 수요도 여전하고 중동이나 아프리카, 남미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프리미엄 모델보다는 보급형 모델이 인기다. 삼성은 이같은 수요를 감안해 갤럭시S3 미니를 투입해 글로벌 휴대폰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생각이다.
■ 대화면으로 전환을 꾀하는 애플
그러나 보급형 모델이 삼성전자의 세계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미 수요는 대화면의 고급형 스마트폰으로 이전한 상태여서 삼성 제품에 대한 이미지 손상만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CBS 편집장인 댄 파버는 최근 기고를 통해 아이폰5의 조기퇴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거의 모든 스마트폰이 4.5인치 이상의 대화면으로 이동한 상태여서 4인치인 아이폰5가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현재 출시되었거나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스마트폰은 대부분 4.5인치 이상이다.
애플은 이같은 추세를 감안해 그동안 고집하던 9.7인치 아이패드도 전략을 수정해 7.85인치의 미니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이 예상하지 못했던 넥서스7과 킨들파이어 등 작은 화면의 태블릿들이 시장의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될 경우 최소 1천만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의 신제품의 개발동향을 보면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디스플레이가 5인치에서 7인치대 사이로 수렴되고 있는 듯하다. 애플마저 제품전략을 수정해 시장의 조류를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그랜드슬램 가능할까?
반면 삼성은 애플이 외롭게 버티고 있는 4인치 화면 시장으로 되돌아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한 계획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는 알수 없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 미니가 시장에서 히트할 경우 4인치 화면의 유용성이 입증돼 애플의 4인치 폰이 재부각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삼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3의 시장잠식이 이뤄질 가능성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반면 갤럭시S3 미니가 실패한다면 삼성의 명성에 흠집이 나게된다. 주력 제품인 갤럭시S3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동안 프리미엄 모델과 보급형 모델을 동시에 출시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낸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점도 찜찜한 대목이다.
아이폰5와 갤럭시S3는 스펙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지만 성능에서는 별반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몇몇 항목에서는 갤럭시S3가 아이폰에 뒤지기도 하고 제품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는 큰 격차를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어서 보급형 시장에 힘을 쏟는 경우 삼성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쿼드코어를 채용하고도 듀얼코어와 비슷한 성능을 보이는 제품이라는 평을 받아오던 차에 스펙을 더 낮춘 제품을 출시할 경우 애플의 역공을 당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인터넷에선 듀얼코어를 채택한 아이폰5가 쿼드코어를 채용한 갤럭시S3와 비슷한 성능을 나타내는데 대해 누리꾼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 제품의 다양성 확보 통한 시장확장 기대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이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 시장을 확장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의 보급형 모델을 통해 다양한 시장을 개척해 왔으며 갤럭시S3 미니도 갤럭시S3가 공략하지 못하는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모바일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과 삼성과 애플의 관계를 고려할 때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우려감도 함께 표했다.
